최근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지난 10월 7일부터 지속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수에즈 운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해양안보 전문가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홍해를 경유하는 수에즈 운하 운영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또 한편으로 기후변화 영향으로 파나마 운하 운영이 어려워졌다”면서, “이 2개의 운하 문제가 향후 세계 물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침체를 장기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하루 만에 약 4,000발의 로켓 공격을 가자지구 인접 이스라엘 정착지에 감행해 대규모 민간인 피해와 인질 사태가 발생했다. 10월 9일,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치열한 시가전을 치르고 있다.
중동 카타르의 중재에 따라 인질 석방과 휴전 등을 교차하며 전쟁을 이어가고 있으나, 또 다른 문제가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했다. 이란을 대신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무력 충돌을 하는 예맨 후디스 반군(Houthi Rebel Group)이 이란으로부터 탄도미사일과 자살용 무인기를 공급받아 이스라엘과 홍해에 대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맨 후디스 반군은 홍해를 경유하는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과 미국과 유럽연합 해군 함정에 자살용 무인기 공격을 자행해 수에즈 운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홍해에 배치된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과 프랑스 프리깃함은 예맨 후디스 반군이 공격한 자살용 무인기를 요격하고 있으나, 지난주에만 14발의 자살용 무인기가 선박과 함정들을 공격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 9개국 해군은 자국 함정을 파견해 예맨 후디스 반군이 홍해에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및 자살무인기를 요격하기 위한 다국적 해군작전인 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을 실시하고 있다. 캐나다 해군은 함정을 파견하진 않았으나, Operation Prosperity Guardian 작전지휘소에 연락장교를 파견해 지원하고 있다.
미 해군 제5함대는 해군기동부대 153(CTF-153)을 인도양에서 홍해로 진입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Bab al-Mandab Strait)에 배치해 소말리아 해적 퇴치작전과 예맨 후디스 반군 공격에 병행해 대비하고 있다.
해양안보 전문가들은 “1868년 이래 운영되고 있는 수에즈 운하가 아시아와 유럽 간 물류의 핵심 병목지역이었다”면서 “이번 예맨 후디스 반군이 수에즈 운하를 차단할 목적으로 미사일과 자살용 무인기 공격을 자행하고 있어 후유증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월 21일 뉴욕타임스는 “12월 18일 현재 약 32척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는 우회 항로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주된 이유는 선박 안전과 하마스의 위협에 따른 보험료와 승조원 임금 증가 때문이다.
세계 해상 물류의 15%가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약 3,300마일을 더 항해해야 하는 희망봉 경유 항로는 세계 물류 흐름을 방해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1월 3일 뉴욕타임스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 운영이 제한되고 있다”며, “가뭄이 들어 수위 조절이 어려워지고 운하 내 흘수가 낮아져 대형 선박 이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형 선박들은 파나마 운하를 사용하기 위해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일부 대형 해운회사들은 선수금까지 지불하면서 파나마 운하 대기권을 구매해 원만한 물류에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기권 구매 가격이 갈수록 상승해 물류비와 보험료가 인상되고 있어 세계 물가 상승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해운회사를 들어 “이미 약 2백만 달러의 선수금을 지불했으나, 현장에서 대기하는 일부 선박은 다시 약 40만 달러를 추가로 지불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파나마 정부는 “일일 12∼15척의 파나마 운하 통과를 목표로 주변국에서 물을 공수해 수위를 맞추려 노력하나 가뭄으로 운하용 물 수급이 어렵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부품공급망의 핵심인 수에즈와 파나마 운하에서 나타나고 있는 병목현상은 지난 3년간의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에 의해 침체된 세계 경제에 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출처 :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September 3, 2023, p. 1+8; RCN International Edition, December 19, 2023;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December 21, p.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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