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의 세컨드 토마스 산호초에서 해양경찰 간 물대포 충돌과 양국 어선 간 물리적 충돌을 보였다. 여기서 중국 어선은 준(準) 해군으로 불리는 중국 해상 민병대(maritime militia)이다.
지난 12월 12일 <RCN International Outlook>은 “현재 중국이 인공섬으로 조성한 남중국해 사사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산호초에는 필리핀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이들에 식량과 연료를 제공하려는 필리핀 해양경찰 함정과 어선에 중국 해양경찰과 해상 민병대 어선이 물대포를 발사하고 양국 어선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에 비해 열세한 입장인 필리핀은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 산호초들을 인공섬으로 준설하고 군사시설을 구축해 주변의 산호초들을 중국의 해양 관할권이 적용되는 곳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실태를 국제사회에 공개하며 언론전을 펼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필리핀은 해외 매체의 기자단을 필리핀 어선에 태워 중국에 의한 일방적이며 불법적인 남중국해 현장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뉴욕타임스>는 “현재 남중국해 상황이 군사적으로 중국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근본적인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부정적 기사를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우선, 미국의 유엔해양법협약에 대한 미온적 입장이다. 미국 내 해양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1982년 유엔해양법약에 서명한 참가국이나, 미 의회 비준을 얻는데 실패해 비(非)비준국이 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다음으로, 미국이 우려한 사항은 글로벌 해상무역의 1/3이 통과하는 남중국해에 대한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FON)였다고 주장이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해 보장된 항행의 자유 권리를 보장할 것으로 오판했다’며 중국의 일방주의적 행동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내 약 7개 이상의 산호초를 인공섬으로 만들어 영해와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하는 등 해양관할권을 선언했으며, 이에 대응한 미 해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FON Operation: FONOP)에 대해 억지주장을 했다.
또한, 필리핀은 미국이 필리핀과의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미국의 지원은 매우 미흡했다.
예를 들면, 필리핀이 2013년 유엔해양법협약 제4부속서에 따라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개판정을 요청해 2016년 7월 12일에 필리핀에 유리한 판결을 받았음에도, 전임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이 있음에도 필리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오히려 친중 군사외교정책을 취했다.
미국은 2016년 PCA의 결정에 대해 매우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으며, 당시 미국의 핑계는 미국이 유엔해양법협약 비준국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2017년 미국은 뒤늦게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PCA 중재판결을 존중한다고 선언했으나, 필리핀은 이미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등에 영향을 받아 미국과의 군사협력에 소극적이었다.
현 필리핀 대통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는 친미적 군사외교정책을 채택해 중국과 분쟁 중인 인접 도서와 해역에 약 10개의 미군 기지를 구축해 열세함을 극복하고자 하나, 이미 중국은 필리핀과 해양영유권 분쟁 중인 산호초 대부분을 선점했다.
미국의 결정적 실수는 “2012년 중국이 스카버러 산호초에 중국 어선 피난처를 핑계로 해상 시설물을 일방적으로 구축할 때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미국은 중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Pivot to Asia)’을 채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현재는 중국이 인공섬 주변에 해상 부이와 심지어 어선망을 핑계로 경계선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연안국들이 중국에 대해 속수무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안보 전문가들은 “현재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중국과 필리핀 간의 갈등은 미국의 전략적 실수로 발생한 중국의 우세가 근원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 출처 :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September 27, 2023, p. 1+5’ RCN International Edition, December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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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 필리핀 해양경찰이 공개한 어선으로 위장한 중국 해상 민병대 * 사진 출처 : 필리핀 해양경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