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일 미 포보스(Forbos)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초에 공개될 새로운 『2022년도 미국 핵 태세 검토 보고서(United States Nuclear Posture Review: NPR)』를 승인하였다고 보도하였으며, 지난 12월 9일 미 국방성 마라 칼린 국방정책 부차관보해군은 미국『뉴아메리카 연구소(Center for New America Security)』가 주관한 『NPR』 관련 온라인 컨퍼런스(On-line Conference)에서 미 국방성은 지난 11월에 내년 초에 발표 예정인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NPR이 거의 완성되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칼린 국방정책 부차관보는 이번 새로운 NPR은 1990년 구소련 붕괴 이후 5번째 미국 NPR이며,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으로 미국 핵 태세에 관한 개념과 전략 그리고 핵전력 현대화 등에 대해 구체적 기준과 원칙을 밝힐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2018년 발표된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이 반영된 현재 NPR은 공화당의 전통적 핵전략 원칙주의자들이 선호하는 러시아와 중국을 강대국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저위력 전술 핵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응할 것이며, 필요시에는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비교적 강경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번 새로운 NPR은 지난 1월 20일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수개월 동안 검토 및 재평가된 새로운 미국 NPR은 민주당 내 핵무기에 대해 비교적 부정적인 진보주의 좌파 성향의 핵 전문가와 핵 군비축소를 선호하는 자유주의 성향의 핵 전문가 그리고 2018년 NPR 작성에 관여한 전통적 핵전략을 선호하는 보수주의 핵전략 전문가 간 깊이 있는 논쟁을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민주당 출신 바이든 대통령은 핵 군비 통제를 선호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국 내 진보주의 성향의 연구소와 기관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강경일변도의 핵 태세 수위를 조절해 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진보주의 및 핵 군비통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자유주의 전문가들의 영향에 의해 지난 11월 중순에 확정되어 내년 초에 발표될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NPR이 핵무기 선제 사용 불가 원칙(No First Use) 원칙(NFU Doctrine)과 핵무기를 자국 핵 안보를 위해 보유한다는 독자적 핵무기 보유 원칙(Sole Purpose Principle)이 미국의 동맹국 또는 전략적 파트너십국에게 미국의 핵우산 또는 핵 확장억제가 약화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제기되었던 NFU와 Sole Purpose Principle 원칙은 적이 미국과 동맹국에 핵 공격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당시에 한국과 일본 등의 핵 무장화 가능성이 제기되어 포기한 핵무기 사용 원칙이었다.
이에 추가하여 지난 9월에 미 국방성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개념을 강조하면서 미국만의 역할과 책임만이 아닌, 러시아와 중국, 이란과 북한 등으로부터 핵 위협에 대해 동맹국과 지역 내 핵보유국과의 상호 네트워크가 되고 통합된 억제력을 발휘하여 중국, 북한, 이란과 국제테러조직의 핵무기 위협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지난 12월 19일『시카고 신디게이트(Chicago Syndicate)』는 미국 내 안보 전문가 마이클 그린 박사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러시아를 강대국 수준의 핵무기 위협(great power nuclear threat)을 가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추적하는 후발국으로서 추적하는 위협(pacing nuclear threat)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만이 아닌, 중국과 이란, 북한으로부터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고려한 핵 위협 시나리오를 가정한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NPR이 나와야지, 단지 미국의 핵무기와 핵탄두에 있어 우세하기 때문에 위협을 고려하지 않고 NFU와 Sole Purpose 원칙을 미국이 먼저 선언하는 것은 매우 단순하고 어리석은 잘못된 전략이라고 비난하였다.
특히 그린 박사는 미국이 새로운 NPR에서 NFU와 Sole Purpose 원칙을 먼저 선포한다고 해서 러시아, 중국,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 보유에 따른 상호대량파괴(MAD)를 우려해 핵무기와 핵탄두 보유량을 스스로 감축하여 세계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자체가 잘못된 가정(assumption)이라며, 미국은 우세한 핵무기와 탄두를 보유한 상황에 러시아, 중국과 북한에 오판하지 않도록하고,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십국에게 핵우산 및 핵 확장억제력을 재확인(reassurance)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내년 초에 공개될 미국 핵전략 기준과 원칙을 담은 새로운 NPR이 미 국방성 내외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미국의 새로운 NPR을 위한 핵무기 원칙에 대한 기초작업(groundwork)을 거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내용을 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번 새로운 NPR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NPR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보다, 비교적 온건한 대중국 입장을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되었을 것이라며, 러시아 핵이 중국, 이란과 북한으로 전이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이들로부터의 핵 위협에 직면한 중국 주변국과 국가생존 차원에서의 핵무기를 보유하는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위협에 직면한 한국과 일본 등의 동맹국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고려하여 새로운 NPR 기준과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핵 안보 전문가들은 현재 알려진 새로운 NPR이 NFU와 Sole Purpose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면, 지난 11월 3일 발표한 미 국방성의 연례 중국군 보고서(Annual Report for PLA 2021)가 중국의 핵보유고가 예상치를 넘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증강에 직면한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우려가 제기되리라 전망하면서 이를 통합억제력 차원으로 접근하면 설득이 어려우리라 전망하였다.
특히 핵무기만이 아닌 생화학 무기와 같은 핵 위협도 고려되어야 한다면서 거부를 위한 억제, 보복을 위한 억제 그리고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통합억제 간 어느 기준이 러시아, 중국, 북한과 이란으로부터의 핵 위협이 증가되는 상황에 대응이 효과적인가를 심각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궁극적으로 일부 진보주의 학자와 군비통제를 선호하는 학자들의 주장대로 NFU 전략이 채택될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통합억제를 강조하고 있어 호주 해군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에 이어 일본과 한국 등으로 핵무기 확산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출처: US DoD Press Release, December 15, 2021; Final Summary: Fiscal Year 2022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S. `605), December 15, 2021; Center for Arms Control and Mon-Proliferation Report, December 15,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