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 KIMA

    핵공학 전문가가 분석한 북한의 핵능력
    저 자 서균렬
    출 처 32호
    발행 년도 2020년 10월
    주제 키워드 북한 핵북한 핵 능력남북원전연합비핵화핵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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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핵무기 현황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1985년에 가입했던 핵무기비확산조약에서 1993년 탈퇴한 후 2020년 9월 현재 괄목할 수준의 핵무기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2009년, 2013년, 2016년 2회, 2017년 핵실험으로 국제규약을 위반했다. 2017년 9월 3일 6차 실험은 저위력이지만 수소탄급이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핵활동을 비난하는 일련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북한의 군사 및 경제에 점점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해왔다.

        

    현재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최대 1t, 연간 생산량은 240kg 정도로 추산된다. 고순도 플루토늄은 60kg, 추가 생산은 못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핵탄두 보유량은 60기 정도로 매년 7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탄 사거리 외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하면 조만간 핵무기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수소탄 고공 폭발 시 발생하는 초강력 전자(電磁) 맥동파는 실존적 위협이라 판단된다.

        

        

    북한 핵개발 역사

        

    북한은 1950년대 초부터 핵을 개발했다. 1952년 12월 원자력연구소와 과학원을 설립하고 소련과 협정을 맺으며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959년 북한과 소련은 평안북도 영변에 핵연구단지 건설을 위한 소련의 지원을 포함하는 ‘원자력의 평화적 사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김일성은 1964년 10월 중국의 첫 핵실험 이후 중국에 핵무기 기술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마오쩌둥은 이를 거부했다.1)

        

    1970년대 초까지 북한은 소련제 IRT-2000 연구로를 확장하기 위해 고유 기술을 개발했고, 플루토늄 재처리 기술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1977년 7월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소련과 3자 보호협정을 체결했다. 1980년대는 북한이 우라늄 제분시설, 연료봉 제조단지, 5메가와트(MW) 원자로, 원자력연구소 등을 건설하면서 기술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였다. 동시에 북한은 핵기폭장치에 필요한 고폭실험을 시작했다.2)

        

    북한은 1985년 12월 소련이 경수로 4기를 건설하는 대가로 비핵무기 국가로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 1991년 9월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남한에서 핵무기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 1991년 12월 18일 노태우 대통령은 한국에서 핵무기가 전면 철수되었다고 선언했다. 남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서명해 “핵무기를 실험, 제조, 생산, 수령, 소유, 저장, 배치 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협정은 추가로 양측이 재처리와 농축시설의 소유를 포기하도록 구속했다. 그러나 북한은 협정을 이행하지 않았다.3)

        

    북한은 1992년 1월 30일 IAEA 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하고 핵시설과 핵물질에 대해 IAEA에 신고하고, 사찰을 수용했다. 북한은 1989년, 1990년, 1991년 플루토늄을 재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IAEA가 핵처분장으로 의심되는 두 군데 접근을 요청했을 때 북한은 군사 시설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북한은 미국과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 IAEA 탈퇴를 유예하기로 합의했지만, 과거 핵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사찰은 허용하지 않았다.4)

        

    북한은 영변 5MW 원자로를 계속 가동했다. 1994년 5월 14일 북한은 폐연료봉을 원자로에서 인출하기 시작했다. 폐연료봉을 임시저장수조에 무작위로 배열해 IAEA의 원자로 운전이력 추적을 훼방하면서 북핵 위기는 더욱 악화되었다. 미 클린턴 행정부가 안보리에 경제 제재를 요청하자 북한은 이를 ‘전쟁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1994년 6월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나면서 위기가 다소 풀리는 듯했다. 미국은 국제 합작을 통해 경수로 2기를 건설하고 1호기가 2003년 가동될 때까지 연간 50만t의 중유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미국은 ‘위협 또는 핵무기 사용에 대한 공식 보증’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2002년 여름, 미국은 탄도탄 기술을 대가로 파키스탄에서 북한으로 농축기술, 물질 등이 이전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5) 2004년 초 파키스탄 핵과학자 A.Q. 칸이 북한, 리비아, 이란에 원심분리 기술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양 외곽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는 2018년 7월에야 공개되었다.6)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하면서 마침내 미북 양자회담이 재개되었다. 켈리는 강석주 제1부외무상과 김계관 외무상에게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계획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2002년 12월에 중유 선적을 중단했고, 북한은 핵시설 동결을 해제하고, 2003년 1월 10일 NPT에서 탈퇴했다.7) 2003년 9월, 북한은 8,000개 폐연료봉의 재처리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2004년 1월 초청된 미 전문가 대표단은 임시저장조가 비어 있음을 확인했다.8)

        

    2005년 7월 위성 사진은 원자로 재가동을 시사했다. 미·북은 우라늄 농축이나 플루토늄 재처리를 금지한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준수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북한은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2005년 9월 협정의 일부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9) 남-북-미-중-러-일 6자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반도 핵위기는 2006년 내내 악화되던 중 10월 북한이 풍계리 실험장에서 현지 시각 오전 10시 35분에 1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바닥을 쳤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삼질화톨루엔(TNT: TriNitroToluene) 1,000t, 즉 1킬로톤(kt)에도 미치지 못했다.10) 실험 직후 안보리는 결의안 1718로 북한에 제재를 가했다. 중국과 다자 외교 활동 끝에 미·북 양국은 2006년 12월에 다시 만났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2007년 7월 북한은 IAEA 감독 하에 영변의 주요 핵시설을 폐쇄하기 시작했다. 6자회담은 북한이 2007년 12월 31일까지 북한의 주요 핵시설을 무력화하고 제반 핵개발에 대해 완전무결하게 신고할 것을 촉구하는 2차 행동계획을 채택했다.11) 부시 행정부는 문제가 있음에도 테러 지원국 목록에서 북한을 삭제할 계획이라고 통보하고 일부 제재 해제를 선언했다. 미국의 조치에 따라 북한은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12)

        

    그 후 북한은 공약 이행을 지체했으며 결국 2008년 8월 말 영변 핵시설을 복원하고, 국제 사찰을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6자는 2008년 12월 베이징에서 검증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핵시료 채취 포함 북한의 핵개발 불능화 검증방법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검증절차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009년 5월 25일 북한은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폭발력과 통제기술 측면에서 새로운 차원에서 안전하게 수행됐다"고 밝혔다. 규모 4.7에 해당하는 인공지진이 2006년 1차 실험장과 가까운 곳에서 감지됐다. 폭발력은 4kt 정도로 추정됐다. 안보리는 결의안 1874를 통과시켰다. 이에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할 의향이 없으며, 이전에 체결된 합의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13)

        

    2010년 3월 북한은 영변에 실험용경수로(ELWR: Experimental Light Water Reactor) 건설을 발표했다.14) 위성 사진에서는 2015년 9월 이후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15)

        

    2011년 3월 15일 북한은 무조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우라늄 농축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2012년 12월 은하 로켓을 또다시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안보리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 2087을 결의했다. 2013년 2월 12일 북한은 풍계리에서 3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장 근처에서 규모 5.1의 지진 충격이 보고되었다. 북한은 가볍고 작아진 원자탄을 성공적으로 실험했다고 주장했다. ELWR 외관 작업은 2014년 1월 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16) 하지만 오늘날까지 기술 부족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3월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계획을 발표했고, 2015년 9월 위성 사진은 풍계리 핵실험장 활동이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다.17)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은 규모 5.1 지진으로 등록되었다. 북한은 열핵장치, 즉 수소탄 실험이라고 발표했지만, 위력만 놓고 보면 원자탄과 수소탄 사이 증강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월 15일 북한은 추가 핵실험 의사를 표명하고, 8월에 플루토늄을 또다시 추출했다.18) 9월 9일 북한은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미국은 이를 규모 5.3의 지진으로 등록했다. 이후 긴급회의에서 안보리는 11월 30일 결의안 2321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 미사일과 핵탄두의 발전을 강조했다. 2016년과 달리 김정은은 2016년 9월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이 대륙간탄도탄(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시험발사 준비의 최종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역설하면서 핵실험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에 핵위협을 더하면 세상에 유례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19)

        

    2017년 9월 3일 북한은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미 정보기관은 140kt, 즉 히로시마 급 10배로 이전의 5회 실험을 합친 것보다 강력한 것으로 추산했다.20) 위성 사진과 지진 자료를 바탕으로 250kt까지 추정하는 곳도 있었다.21) 2017년 11월 북한은 “화성-15 ICBM의 성공적인 실험 비행에 이어, 국가 핵무력 완성의 위대한 역사적 대의를 실현했다”라고 공표했다.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탄 실험을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핵긴장을 완화하고자 했다. 2018년 5월 24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입구와 부대시설을 폭파했다. 그러나 해외 전문가 참관을 철저히 배제한 일과성 조치는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 표명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흥행 몰이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애석하게도 풍계리 핵실험장은 김정은이 마음만 바꾸면 언제든지 되쓸 수 있는 채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 안정 평화 체제 구축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함으로써 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 트럼프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끝내고 궁극엔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언급했다.22) 2018년 7월 강선에 은밀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북한이 여전히 국제사회로부터 핵시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2019년 2월 27~28일 하노이 미북 2차 정상회담은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이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또는 FFVD(Final Fully Verifiable Denuclearization)로 상징되는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23)

        

    최근 출간된 밥 우드워드 기자의 '격노(Rage)'는 존 볼턴 보좌관의 회고록과 함께 김정은의 말과 글을 복기하는 데 유용하다.24)25) 미국은 아홉 가지 북핵 대응책을 고려했는데 군사 공격과 정권 교체가 포함되어 있었다. 김정은은 한국이 북한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폄하했다. 한국은 북미 회담을 주선한 협력지이긴 하지만 북한이 두려워하는 상대는 못 되는 것이다.

        

    9월 15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여전히 낙관한다. 동맹이나 북한과 계속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피력했다.26) 그런가 하면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 활동은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심각한 우려 사안이다. 특히 북한이 농축 우라늄 생산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27)

        

        

    핵시설 규모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폐기해야 하는 핵시설이 다섯 곳이라고 공개했다. 영변군 서위리에 있는 핵시설을 언급한 것일 수도 있다. 핵물질을 핵무기로 가공하려면 영변보다 더 많은 시설이 필요하며,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실험장은 물론, 플루토늄 금속변환 시설, 우라늄 농축시설, 육불화우라늄(UF6) 금속변환 시설 등이 각각 존재한다. 영변에서 생산된 핵분열 물질을 가공해 무기로 만들려면 시설이 더 필요하다. 이들이 강선 등에 흩어져 있을 것이다. 박천과 평산 우라늄 광산, 농축공장까지 감안하면 핵시설은 더 많을 것이다.

        

    핵탄두에 필요한 고성능 폭약 제조시설 등 연관 시설은 앞서 다섯 곳에 더해 적어도 여섯 곳일 수도 있다. 핵분열 물질을 반응시켜줄 기폭장치를 시설도 있을 것이다. 동일 시설을 두 군데 이상 만들어 정찰이나 공격을 회피할 수도 있다. 영변에서 10km쯤 떨어진 서위리에 대규모 농축시설이 있다고 추정된다. 이 밖에도 빼놓을 수 없는 시설이 하나 더 있다. 증강탄과 수소탄에 필수인 중수소-삼중수 공장이다. 현재로선 5MW 원자로가 소량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궁극적으로 ELWR 가동이 필수적이다.

        

        

    우라늄 광산

        

    북한에는 양질의 우라늄 광산이 산재해 비핵화에 지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물자 반입이 끊어지더라도 자체 매장 우라늄으로 중국의 도움을 받아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 북한에는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세계 최대 우라늄 원광이 묻혀있다. 세계 우라늄 총 매장량은 475만t 정도로 호주 114만t, 카자흐스탄 82만t, 캐나다 45만t, 미국 35만t, 남아프리카공화국 34만t 순이다.

        

    북한은 흥남, 평산, 웅기 등에 2,600만t에 달하는 양질의 우라늄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채량은 400만t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우라늄 광산과 제련시설은 21개에 이른다. 미국은 이들 광산과 제련소에서 생산, 유통되는 우라늄의 총량을 계량하고 있다.

        

    원자탄은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으로 나뉜다. 북한의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은 플루토늄탄이었다. 북한이 2010년 공개한 원심분리기는 우라늄탄 제조를 위한 것이다. 플루토늄탄 제조는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을 가동해야 하므로 징후를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우라늄 농축은 지하에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만큼 정찰위성으로 포착하는 것이 어렵다.

        

        

    핵개발 인력

        

    북한의 핵개발 인력은 최우수 인재로 채워져 있다. 핵물리 분야 핵심 교육기관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성이과대학 등이다. 특히 평성이과대학은 핵기술자 양성의 요람으로 물리, 화학, 수학 등 다섯 학과로만 구성된 특수기관이다. 이 밖에도 평양고등물리학교, 김일성고등물리학교 등도 핵 기술자를 배출하는 기관이다.

        

    북핵 기술자는 15,000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1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부터 북한의 핵물질, 핵무기, 핵시설뿐 아니라 핵자료, 핵 인력도 비핵화 대상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사전 협상에서 핵자료를 폐기하고, 핵 인력을 해외로 이주시킬 것을 요구했다. 북한은 핵시설과 핵자료 폐기에 모호하게 대응했고, 기술자 이주에는 난색을 표했다. 광산과 자료와 인력이 남아 있는 한 핵개발은 언제, 어디서라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의 최우선 과제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고급 인력을 파악하고, 전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핵 인력은 물론 핵 기업 일괄 관리 방책까지 마련해야 한다. 남아공의 경우 비핵화 검증이 확실했고 기술자 관리도 철저했지만, 제조사들에 대한 관리는 허술했다. 통제가 느슨한 틈을 타 제조사 두 곳이 파키스탄에 기술을 제공했고, 국제사회는 이 사실을 10년이 넘도록 모르고 있었다.

        

    핵시설의 용도를 변경하는 것 또한 완전한 비핵화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열쇠다. 미국이 소련 해체 후 러시아 등에 적용한 ‘협력적위협감소(CTR· Cooperative Threat Reduction)’ 사업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라늄 광산과 정련시설, 원자로, 원심분리기와 부품 공장 설비 등을 원자력 발전에 전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급 기술자들은 직업훈련을 거쳐 원자력연구원, 원자로설계사 등에 재취업시켜야 할 것이다.

        

        

    핵탄두 체계

        

    북한은 핵물질의 생산과 축적을 계속하고 있다. 2009년 핵협정을 철회한 후 영변의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재가동했으며, 우라늄 농축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북한은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 불능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강선에는 또 다른 원심 분리 농축공장이 비밀리에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심분리기가 2,000기 돌아가면 고농축 우라늄이 연간 40kg 나온다.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750~1,000kg, 고순도 플루토늄 50~60kg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농축 우라늄은 비교적 저비용으로 양산이 가능한데다 600m2(180평)만 확보하면 원심분리기 1,000기를 가동할 수 있어 숨기기도 쉽다. 기폭장치도 포신형으로 내폭형에 비해 매우 단순하다. 나가사키에 투하된 20kt 위력의 핵탄두 1기를 제조하는 데 플루토늄은 5kg, 우라늄은 18kg이 필요하니 북한은 최대 핵탄두를 60기 제작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매년 7기를 조립할 수 있는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은 또한 장거리탄도탄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경량 핵탄두를 개발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9월 현재, 단거리는 물론, ICBM 개발의 최종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종말단계에서 음속의 25배로 대기권 재진입 시 100km부터 공기 압축과 20km부터 표면 마찰로 탄두에 발생하는 섭씨 11,100도 고열을 견딜 수 있는 단열재, 22° 재진입 각도설정 회전장치, 정밀타격 유도장치 개발에는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핵투발 수단

        

    북한은 2017년 일련의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 전역의 타격 능력을 향상시켜 왔다. 화성-14(KN-20), 화성-15(KN-22)를 7월과 11월에 발사하며 기술에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이후 ICBM 발사를 유예하긴 했지만, 기술적 연유인지, 정치적 차원인지 현재로서 단언하기 어렵다.

        

    중거리탄도탄 부문에서는 KN-15가 첨단기술을 과시하며 역내에 최대위협으로 부상했다. 북극성-2로 알려진 KN-15는 일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고체연료 추진에 핵이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은 이동형 발사대를 사용하여 사전 탐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재래식이나 핵탄두로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KN-23 단거리탄도탄은 소형 범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운반체다. 5월 19일 발사된 2기의 KN-23은 재래식보다 훨씬 더 지상에 근접 비행하는 비정상 경로로 종말단계에서 요격 회피 기동을 과시했다.

        

    북한은 정밀유도 전술무기의 성능을 확충하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 KN-24와 KN-25는 한반도에 대한 한·미 자산에 상당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KN-24는 이동식 발사대, 고체연료 추진, 탄두 중량을 갖춘 전술 무기체계다. 정밀타격 달성을 위한 유도체계와 비행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KN-24를 재래식과 핵탄두 이중탑재 체제로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KN-25는 로켓과 미사일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380km까지 재래식 하중을 탑재하여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2019년과 2020년 4발을 20초 간격으로 발사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전통적 단거리탄도탄보다 경제적인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북한은 상대국의 미사일 방어체제를 압도하기 위해 일제사격을 시도할 수 있다. 일제사격 시 발사체는 첨단 방어체계를 회피하면서 파괴력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KN-15, KN-20, KN-22, KN-23, KN-24, KN-25 등 북한의 최신 투발체계는 기동성, 파괴력, 정밀도, 성공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시험발사는 역내 미사일 방어체제를 불능화, 무력화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은 고고도지역방어체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를 회피하는 고도의 타격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자파 폭탄

        

    핵폭탄, 특히 수소탄이 성층권에서 폭발하면 강한 에너지가 발생해 통신시설과 전력계통을 파괴한다. 2017년 9월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에서 수소탄을 둘러보면서 핵전자파(NEMP: Nuclear Electro Magnetic Pulse) 공격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전자탄은 핵폭발 시 발생하는 강력한 NEMP로 전자기기 내부회로를 태우는 공격 방법이다. 특수한 차폐시설만이 NEMP 공격을 막을 수 있다. 공격받은 회로는 비가역적으로 손상된다. 단 한 번의 NEMP 공격으로 현대문명을 암흑시대로 돌려보낼 수 있다.

        

    100kt 핵폭탄을 서울 상공 100km에서 터뜨리면 한반도와 주변 국가의 모든 전자기기를 파괴할 수도 있다. 고도를 60~70km로 낮추면 남한 전역에 NEMP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경우, 400km 상공에서 핵폭발로 본토 전역에 NEMP 충격을 가할 수 있다.

        

    북한이 NEMP 공격에 관심을 둔 이유가 있다. ICBM을 개발할 때 최대 난제로 꼽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얻지 않아도 된다. 탄두부가 대기권에 진입할 때 공기가 밀집한 20km 구간을 제대로 돌파하는 게 지난하다. 그러나 NEMP 공격은 이보다 훨씬 높은 성층권에서 원추형으로 광활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첨단 전자유도 무기를 무력화하고 항공모함 전단을 섬멸할 수도 있다. 미군 증원전력을 NEMP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일찍부터 북한의 NEMP 공격을 우려했다. 2014년 의회 보고서는 러시아가 2004년부터 북한의 NEMP 개발을 도왔다고 지적했다. 전략방위구상기구(SDIO: Strategic Defense Initiative Organization)도 2016년 6월 북한이 미국에 ICBM을 통한 직접적 핵타격보다 NEMP 공격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2019년 8월 22일 국토안보부 또한 북한의 NEMP 공격은 실존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28)

        

        

    한반도 미래

        

    2013년 12월에 완료한 ‘Mt에서 MW 사업’은 1993년 2월 18일 러시아-미국 정부 간 협정으로 러시아 핵탄두에서 나온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 원자로에서 태우는 사업이었다.29) 이 협정에 따라 러시아는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한 저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판매했다.

        

    러시아는 20,008기 핵탄두에서 추출한 총 500t의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15,000t의 저농축 우라늄으로 변환해 미국 상용 원자로 연료로 공급했다. 핵비확산 역사상 기념비적 사업으로 1998년 미 쿠퍼 원자로에 장전되었다. 20년 지속된 사업에서 러시아 핵연료 발전량은 미 원자력의 절반인 10%에 이르렀다. 아울러 미국 내 일부 핵탄두에서도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해 원자로 연료로 전환하는 사업도 진행했다. 한편, 핵탄두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우라늄-플루토늄 혼합연료로 전용하는 타당성 연구도 병행되었다.30)31)32)

        

    2020년 남북이 필요로 하는 것은 핵전력 증강이 아니라 원자력 확장이다. 북한 천혜의 우라늄 광산 개발, 핵개발 인력의 전직과 함께 남한의 신형경수로 기술이 접목된다면 북한의 전력난을 해소하고, 2050년 한반도 탈탄소 이정표를 단축할 수 있다. 탄두용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원자로 연료화, 농축과 재처리 시설의 상용화, 핵시설의 민영화 등 전방위적 조치를 북핵 전면폐기의 선결 조건으로 걸어야 한다.

        

    군사분계선에 평화로(路)를 개통하고, 평화로(爐)를 건설한다. IAEA 협력 하에 북측의 고농축 우라늄과 고순도 플루토늄을 전량 확보해 미국에서 희석시킨 후 비무장지대에 ‘남북원전연합(KAPU: Korea Atomic Power Union)을 구축한다. 이로써 북측은 핵무기를 폐기하고, 남측은 원자력을 재기한다. 즉, 비(肥)핵화가 비(非)핵화로, 핵전(戰)력이 핵전(電)력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 정착될 것이다.

     

    1) Joseph S. Bermudez, Jr., “North Korea’s Nuclear Programme,” Jane's Intelligence Review, Vol. 3, No. 9, September 1991; Joseph S. Bermudez, Jr., “Exposing North Korea's Secret Nuclear Infrastructure—Part One,” Jane’s Intelligence Review, July 1999.

        

    2) Joseph S. Bermudez, Jr., “North Korea’s Nuclear Infrastructure,” Jane’s Intelligence Review, February 1994, p. 79; Jang Jun-ik, “북한핵 미사일 전쟁 [North Korea Nuclear Missile War],” (Seoul: Seomundang, May 1999), pp. 117 and 124; Lee Jong-hun, “핵 재처리시설 이종훈이 불붙이고 장영식이 물 끼얹다 [Nuclear Reprocessing Facility, Accelerated by Lee Jong-hun, and Stopped by Jang Yong-sik],” Shindonga, September 2002, www.donga.com.

        

    3) “Joint Declaration of South and North Korea on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ventory of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Organizations and Regimes, James Martin 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 www.nti.org.

        

    4) R. Jeffrey Smith, “N. Korea Won’t Quit Nuclear Ban Treaty; Inspection of Two Key Sites Still Rejected,” Washington Post, 12 June 1993, p. A1; Don Oberdorfer, Two Koreas: A Contemporary History, Reading, MA, USA: Addison-Wesley Reading, MA, USA 1997), pp. 285-286; J. T. Nguyen, “North Korea Postpones Decision to Abandon Nuclear Treaty,” United Press International, 11 June 1993; John Wright, “North Korea Remains in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Associated Press, 12 June 1993.

        

    5) Stephen Fidler and Edward Luce, “US Fears North Korea Could Gain Nuclear Capability through Pakistan,” Financial Times, 1 June 2001, p. 1; “Pakistan Denies Export of Nuclear Technology,” Japan Economic Newswire, 5 June 2001.

        

    6) Ankit Panda, “Exclusive: Revealing Kangson, North Korea’s First Covert Uranium Enrichment Site,” The Diplomat, 13 July 2018, www.thediplomat.com.

        

    7) Carol Giacomo, “US Says N. Korean Fuel Oil Deliveries Should End,” Reuters, 13 November 2002, www.reuters.com; P.S. Suryanarayana, “IAEA Inspectors Leave N. Korea,” The Hindu, 1 January 2003; “Statement of DPRK Government on Its Withdrawal from NPT,” KCNA, 10 January 2003, www.kcna.co.jp.

        

    8) Senate Committee on Foreign Relations Hearing on “Visit to the Yongbyon Nuclear Scientific Research Center in North Korea,” Siegfried S. Hecker, Senior Fellow,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21 January 2004, Committee Hearings 108th Congress Second Session — 2004, US Senate Committee on Foreign Relations, http://foreign.senate.gov; Barbara Slavin, “Scientist Describes N. Korea Nuclear Evidence,” USA Today, 22 January 2004.

        

    9) “Nuclear Talks Suspended Indefinitely: Korea,” Agence France-Presse, 11 December 2005.

        

    10) Office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Statement by the Office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on the North Korea Nuclear Test,” 11 October 2009, www.dni.gov; Siegfried S. Hecker, “Denuclearizing North Korea,”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May/June 2008, http://iisdb.stanford.edu; Siegfried S. Hecker, “Report on North Korean Nuclear Program,” Center for International Security and Cooperation, Stanford University, 15 November 2006.

        

    11) “Deadline For Disabling N.K. Nukes Set At Year-End,” Korea Herald, 4 October 2007.

        

    12) “N. Korea Destroys Reactor Cooling Tower,” Korea Times, 27 June 2008.

        

    13) “North Korea To Push Ahead With Uranium Enrichment,” Asia Pulse, 15 June 2009.

        

    14) “KCNA on Despicable Inside Story about Megaphone War,” KCNA, 29 March 2010, www.kcna.co.jp; "N. Korea to Build Light Water Reactor Soon: State Media," Agence France-Presse, 29 March 2010.

        

    15) “Light Water Reactor Construction Progressing at Yongbyon Nuclear Site,” ISIS Report, March 5, 2012, http://isis-online.org; Jack Liu, “North Korea’s Punggye-ri Nuclear Test Site: All Quiet for the Moment,” 38 North, August 11, 2014, http://38north.org; Jeffrey Lewis, “Recent Imagery Suggests Increased Uranium Production in North Korea,” 38 North, 12 August 2015, www.38north.org.

        

    16) “DPRK to Adjust Uses of Existing Nuclear Facilities,” KCNA, 2 April 2013, www.kcna.co.jp.

        

    17) Kelsey Davenport, “N. Korea Warns of New Nuclear Test,” Arms Control Association, May 2014, www.armscontrol.org; Jef-frey Lewis, “North Korean Nukes 2.0?” 38 North, 4 April 2014, http://38north.org; Jack Liu and Joseph S. Bermudez Jr., “New Activity at North Korea’s Punggye-ri Nuclear Test Site,” 38 North, 24 September 2014, http://38north.org.

        

    18) Elaine Lies, “North Korea says it has resumed plutonium production:Kyodo,” Reuters, 17 August 2016, www.reuters.com.

        

    19) Peter Baker and Choe Sang-Hun, “Trump Threatens ‘Fire and Fury’ Against North Korea if It Endangers US,” The New York Times, 8 August 2017, www.nytimes.com.

        

    20) “M 6.3 Explosion – 22km ENE of Sungjibaegam, North Korea,” US Geological Survey, 9 September 2017, w3w.earthquake.usgs.gov.

        

    21) Tom O’Connor, “North Korea’s Latest Nuclear Bomb is Stronger Than All Its Previous Tests Combined,” Newsweek, 5 September 2017, www.newsweeek.com.

        

    22) Damin Jung, “Kim Jong Un inspects thermonuclear weapon to be loaded in ICB M warheard,” NK News, 3 September 2017, www.nknews.org.

        

    23) “President Trump News Conference on US-North Korea Summit,” C-SPAN, 12 June 2018, www.cspan.org.

        

    24) Bob Woodward, “Rage,” ISBN13: 9781982131739, Simon & Schuster, New York, NY, USA, 2020.

        

    25) John Bolton, “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 ISBN: 9781982148034, Simon & Schuster, New York, NY, USA, 2020.

        

    26) Mike Pompeo, “US-North Korea talks are ongoing behind scenes,” The Straitstimes, 15 September 2020, www.straitstimes.com.

        

    27) Rafael Grossi, “IAEA Chief: N. Korea’s Continued Nuclear Activities Cause Serious Concern,” KBS World Radio, 15 September 2020, world.kbs.co.kr.

        

    28) Peter Vincent Pry, “North Korea EMP Attack: An Existential Threat Today,” The Cipher Brief, 22 August 2019, www.thecipherbrief.com.

        

    29) “Megatons to Megawatts,” US Enrichment Corp. Archived from the original 16 July 2008.

        

    30) Russian-US HEU Agreement [Russian-US agreement concerning the disposition of highly enriched uranium extracted from nuclear weapons]. 18 February 1993. Retrieved 28 September 2013.

        

    31) Alexander DeVolpi, et al.. “Nuclear Shadowboxing: Legacies and Challenges.” p. VII-54. ISBN 0-9777734-1-8, 2005.

        

    32) Thomas L. Neff (24 October 1991) “A Grand Uranium Bargain”(PDF). The New York Times. Retrieved 28 January 2014.

    위원
    서균렬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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