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A 정책연구

    국방개혁 출구전략 수립을 위한 제언
    Policy Recommendations for ROK Defense Reform
    저 자 조상호
    출 처 제2호
    발행 년도 2020년 12월
    주제 키워드 국방개혁중기계획출구전략재창군
    첨부파일

    1. 문제 제기

        

    2019년 말까지 국방개혁실의 군구조개혁추진관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위에서 6년을 근무한 바 있다. 전임자가 주 작업을 했던 「국방개혁기본계획 ’14~’30」의 마무리 작업부터 시작하여 「국방개혁 ’17~’30」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개혁기본계획 ’14~’30」(수정1호), 현 정부의 「국방개혁 2.0」에 이르기까지 3개의 국방개혁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주무 국장직을 수행한 것이다. 개혁이라는 용어 자체가 정도 차이는 있으나 이전 것에 이미 존재하는 결함, 부족, 폐단을 수정, 보완, 대체하자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니 그것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고, 공감과 지지를 획득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했었다.

        

    국방개혁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대체 언제까지 개혁할 것이냐?’, ‘지금 추진하는 국방개혁이라는 게 개혁의 정의와 취지에 부합하기는 한 것이냐?’, ‘개혁이 완성되는 시점은 언제가 될 것이며, 그 최종모습은 무엇이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히 불평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고, 실제로 국방부와 각 군의 개혁관련 업무 실무자들조차 일종의 ‘개혁 피로증’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이고,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타인들의 궁금증이나 비판에 불과했던 것이 아니라, 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한다는 본인 스스로도 늘 자문하던 것이었다.

        

    이제 군문을 떠나 객관적으로 국방개혁을 바라보면서도 동일한 질문을 하게 된다. 개혁의 완성 시기는 언제인가? 2030년인가? 그때는 개혁이 마무리될 수 있는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현재의 국방개혁이 과연 개혁이라는 용어에 걸맞은 국방정책, 또는 국방활동인가? 국방개혁을 언제, 어떻게 완결해야 하는가? 개혁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고, 그 성과의 평가는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 국방개혁의 출구전략에 대해 나름 고민해왔고, 명쾌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참고가 될 만큼의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따라서, 이 기고문은 전문적인 정책연구라기보다는 담당자들의 공감 획득을 위한 정책방향 제언 수준이고, 현재 국방개혁을 주도하는 국방부 및 각 군의 개혁업무 관계자들과 관련 연구진들이 출구전략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포함하였다.

        

        

    2. 국방개혁의 현 주소와 태생적 한계

     

    모두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재의 국방개혁이 본격적으로 설계되고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도의 일이다. 2004년 12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프랑스의 국방개혁 사례(1997~2002)를 언급하며 군 구조를 양적 구조에서 미래지향적 질적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국방개혁 추진을 지시했고, 동시에 일관된 추진을 위해 법적 토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합참, 각 군 본부는 2005년도에 들어서면서 국방개혁 실무 TF를 구성하여 개혁을 수립하기 시작했고,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회를 가동하여 개혁안에 대한 자문 및 검토 작업을 진행하였다.

        

    2005년 9월 1일 개혁안에 대한 대통령 보고 및 재가가 이뤄졌고, 「국방개혁2020」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추진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화 작업의 결과로 2006년 12월 28일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의결되었다.

        

    이 법률에서는 제1조(목적)에서 ‘지속적인 국방개혁을 통하여 우리 군이 북한의 핵실험 등 안보환경 및 국내외 여건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전쟁양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국방운영체제, 군 구조 개편 및 병영문화 발전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함으로써 선진 정예 강군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법 정신을 천명하였고, 제5조(국방개혁기본계획의 수립) 4항③에서는 ‘국방부장관은 국방개혁기본계획을 추진함에 있어서 5년 단위의 국방개혁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하되, 매 5년의 중간 및 기간 만료시점에 한미동맹 발전, 남북군사관계 변화추이 등 국내외 안보정세 및 국방개혁 추진 실적을 분석·평가하여 그 결과를 국방개혁기본계획에 반영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 정신과 최신화 규정에 기초한 개혁계획은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기본계획 ’06~’20」을 최초로 수립된 데 이어, 이명박 정부의 「국방개혁기본계획 ’09~’20」, 「국방개혁기본계획 ’12~’30」, 박근혜 정부의 「국방개혁기본계획 ’14~’30」, 「국방개혁기본계획 ’14~’30」(수정1호), 그리고 현 정부의 「국방개혁2.0」에 이르기까지 평균 2.5년 주기로 수정 및 보완되어 왔다. 여기서 특기할 점은 국방개혁의 완성시기가 「국방개혁기본계획 ’12~’30」에서부터 최초 2020년에서 2030년으로 10년 연장 조정된 것이다. 국가재정상황을 고려하여 불가피하게 결정된 사항이라 이해할 수 있으나, 이때부터 국방정책에서 최우선순위를 차지하던 국방개혁의 위법성이 지속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물론, 최첨단 무기체계 도입을 전제한 병력 및 부대 감축이 골자가 되는 군 구조개편계획의 실현성 제고의 측면은 있으나, 결국 정부가 바뀌면서 국방개혁 의지가 저하, 또는 상실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이전부터도 역대 정부는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국방개혁에 관심을 보여 왔고, 그를 실천하기 위한 계획들을 수립해왔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는 율곡 사업, 노태우 정부에 들어와서는 국방태세발전방향을 제시하였고 기존의 3군 병립제에서 합동군제로 군제의 개편을 추진했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21세기 국방태세 연구안을 발전시켰고, 김대중 정부에서도 5개년 국방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러한 역대 정부의 노력과 현재의 국방개혁이 갖는 차별성은 먼저 법제화이다. 정부의 정책기조와 성향에 따라 국방개혁의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노무현 정부는 프랑스 국방개혁의 선례를 적용하여 일관성 있는 개혁 추진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또 하나는 전폭적인 재정지원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비의 증액은 연 평균 8.9%에 달했을 정도로 강력한 개혁의지를 예산으로 입증했다. 국가경제 성장의 영향도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5.2%, 박근혜 정부는 4.1%로 저하되었으나 현 정부 들어 7.8%로 회복되었다. 아무리 이상적인 국방개혁 계획을 수립한다 하더라도 이를 예산으로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차별화된 국방개혁 계획을 수립하고, 법제화를 통해 강력한 추진을 시도했지만 현재의 국방개혁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국방개혁의 태생적 한계를 5가지로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개혁목적에 부합되지 않은 장기 계획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모델로 제시했던 프랑스의 국방개혁은 1997년부터 2002년까지의 단기 개혁이었다. 현재의 국방개혁계획은 최초 계획단계인 2006년부터 목표연도인 2020년까지 15년의 장기계획으로 수립되었다. 그 누구도 15년 후의 안보·전략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을뿐더러, 국가경제상황, 국민의 의식 성향, 차기 정부의 정책방향 설정 등을 예견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전술한 대로 목표연도가 2030년까지 연장되었으니 미래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국방개혁 추진환경의 변화도 불가피한 것이다. ‘개혁’은 혁명 수준의 변화를 지칭하는 강력한 개념이라 이해한다면, 해당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기간 내에서 계획하는 것이 타당했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이후 정부에 이르러서는 개혁계획의 최신화라는 명목 하에 기존의 군구조로 퇴행시키는 현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 Top-down방식의 개혁으로 군 내·외부적 공감대의 형성이 미흡했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위협이 가중되고, 군사적 도발이 자행되던 상황에서 병력을 감축하고, 부대를 해체한다는 것이 군 내부는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공감을 획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위에서 하라니까 마지못해 한다.’는 의식도 팽배해있었고, 국방개혁의 추진 자체에 대한 의구심과 반발도 존재했었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들은 이후 정부에서 해체 대상이었던 부대들이 다시 부활되고, 병력감축 속도가 지연되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셋째, 지나치게 무거운 개혁이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니 ‘이 때가 기회다.’라는 심리가 발동하여 개혁계획 속에 국방의 전 분야, 특히 각 군의 숙원사업들을 다 담고자 했던 것이다. ‘개혁의 이름으로’ 평소에 지지부진하던 사업들, 각 사업국과 각 군의 자군 우선주의가 배어있는 사업들이 총 망라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개혁계획 자체가 방대해지고 소요재원은 격증하였으며, 그것들을 추진하기 위한 집중력이 약화된 것이다. 국방개혁은 4가지 분야로 분류되었다. 군 구조개혁, 국방운영개혁, 병영문화개혁, 방위사업개혁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군 구조개혁은 지휘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 병력구조 등 전군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하는 그야말로 환골탈태의 작업이니만큼 ‘개혁’에 걸맞은 분야라 할 수 있다. 또, 방위사업 개혁은 대부분 전력구조 개혁에 수반되는 과업이므로 개혁적 성격을 어느 정도 띄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국방운영 분야와 병영문화 분야에 과연 개혁이 필요한 것인가? 국방개혁계획에 반영하지 않으면 국방운영 분야 발전과 병영문화의 개선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인가? 생각해 볼 문제다. 국방력 강화 노력을 표현하는 4가지 용어를 살펴보자. 표현의 일반적인 강도와 단계에 따라 나열해보면, 먼저 국방 개선(Improvement), 현재의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된 점을 고쳐서 좋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음은 국방 발전(Development), 개선을 포함하여 현재보다 더 나은 단계로 높아지도록 만드는 것. 국방 혁신(Innovation)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들을 바꾸는 것으로 좀 더 획기적이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방 개혁(Reformation)은 형태를 완전히 새로 만드는 혁명적 방식을 의미한다. 물론, 적확한 용어정의가 아닐 수도 있지만 용어가 주는 어감에 따라 분류해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국방개혁계획에 담겨있는 실천과제들이 과연 개혁에 속하는 것일까? 국방 전 분야의 일상과제들을 포함한 백화점식 나열은 아닐까? 개선이나 발전 수준에서 일상 업무로 전환할 과제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넷째,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NIMTOO를 초래했다. 현재의 국방개혁 이전에는 병력규모를 증강하거나 부대를 창설하는데 주력해왔지, 병력을 감축하거나 부대를 대규모로 해체하는 작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 국가의 군의 지도부 역시 이러한 시도를 하는데 있어 일종의 두려움을 갖고 있었고, 이는 비단 전투력 약화를 예상한 것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잘못될 경우 책임소재를 추궁 받거나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개혁의 방향성,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더라도 내가 그 책임을 짊어지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NIMTOO는 Not In My Terms Of Office, 즉 내 재임기간에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 국방개혁이 때로 추동력을 상실하거나 지연된 데에는 군 통수권자와 국방 수뇌부에게 국방개혁의 당위성, 타당성, 필연성에 대해 설득하고 당당하게 안심시키는 노력과 주도적 인재의 부족 문제가 존재한다.

        

    다섯째, 국방개혁 추진주체의 역량문제이다. 국방개혁을 시작하면서 국방개혁실을 설치하였으나, 이는 한시기구로서 국방부 5개 실 중에서 발언권과 영향력이 가장 적은 조직이다. 개혁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간 발생하는 문제들을 조정·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와 실무요원들의 구성도 부족했고 임무수행을 위한 위상과 권한도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각 실무부서에서 작성하는 개혁계획을 종합하여 계획을 완성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장관, 대통령께 보고하는데 조직의 역할이 국한되었다. 중국이 ‘강군몽’을 내세우며 병력수준을 400만에서 230만으로, 다시 200만으로 감축하고 7개의 지역 군구를 5개의 합동 전구로 개편하는 작업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군대 및 국방개혁 영도소조’를 설치하고 그 소조의 장을 시진핑이 직접 담당했기 때문이다. 국방개혁의 추진동력은 국가지도자 및 전 정부적 노력이 집중되는 데서 발생할 수 있다. 현재의 조직으로는 국방개혁 ‘관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다. 국방개혁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5가지의 한계에 대해 논했으나, 이것은 사견이며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여지는 늘 열려 있다.

        

        

    3. 국방개혁 출구전략

        

    이전 항에서 현재의 국방개혁이 지니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논한 것은 출구전략 구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해결하면 출구가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념적 수준에서 출구 전략 수립을 위한 고려사항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 22+α(전력구조 개편)

        

    2022년을 국방개혁의 완료시점으로 상정할 것을 제안한다.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제25조①항에서는, ‘국군의 상비병력 구모는 군구조의 개편과 연계하여 2020년까지 50만 명 수준을 목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부터 2년이 경과되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현 계획대로 병력감축이 진행되면 2022년 말 기준 상비 병력은 50만 명으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향후 2개 군단의 해체는 물론 1개 사단을 제외한 해체대상 사단들의 해체도 완료된다. 「국방개혁기본계획 ’12~’30」에서 목표연도가 병력감축은 22년으로, 전력구조 개편은 30년으로 조정된 것은 첨단 무기체계 전력화를 위한 국방비 소요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군 구조 분야에서 병력과 부대구조가 완료되는 시점을 목표연도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후의 전력강화사업은 군이 존재하는 한 지속되어야 할 영속사업이다. 따라서, 22년을 국방개혁 완료시기로 선포하고, 전력구조개편은 현 「국방개혁2.0」및 중기계획에 의해 지속하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현 국방개혁계획의 태생적 한계 중 하나인 장기계획의 실현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나. 국방개혁실 편성 및 임무 조정

        

    현재의 국방개혁실은 2관 체제로 군구조개혁추진관 아래 군구조개혁담당관, 미래군구조기획담당관을 두고 있고, 국방운영개혁추진관 아래에는 국방운영개혁담당관, 스마트국방혁신담당관을 두고 있다. 2019년 말 조직개편이전에는 군구조개혁 분야를 부대구조개편담당, 전력구조개편담당으로 나누었고 국방운영분야에는 인사교육담당, 자원관리담당을 두었다. 2019년 초에 현 「국방개혁2.0」 기본계획을 완성하여 대통령 재가를 받은 이후에는 개혁실의 주 임무가 완성된 개혁계획의 이행정도를 감독하는 수준으로 축소되고 전 정부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국정 접목이 강조되다 보니 이를 수행할 새로운 조직으로 스마트 국방혁신담당관을 신설 개편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담당 사업국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여러 가지 제한사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법률과 시행령, 훈령에서 규정하는 개혁실의 임무와도 거리가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업무는 전력자원관리실 쪽으로 이관하고 개혁실 본연의 임무로 환원할 것을 제안한다. 국방개혁의 완료시기를 2022년으로 상정하면 개혁실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작업은 2005년도부터 추진해온 국방개혁의 성과를 분석평가하고 미진한 분야의 보완을 독려하며 ‘국방개혁백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지난 16년간의 추진성과를 재조명하고, 미진한 분야는 그 원인을 분석하여 향후 2년간 집중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개혁실은 그간 추진해왔던 업무와 기록들을 해당 사업부서에 체계적으로 이관하여, 뿌리가 있고 연속성 있는 국방업무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다. 한국형 Office of Net Assessment의 신설 및 전문가 양성

        

    미 국방성의 Office of Net Assessment(조직분석국)은 1973년에 당시 닉슨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신설된 조직으로, 20~30년 이후까지의 군사역량을 설계하고, 미래에 출현 가능한 각종 위협에 사전 대비하는 전략 수립과 정책입안을 주 임무로 수행한다. 이를 위해 전력증강 사업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는 등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재의 사업에도 깊게 관여하며 오직 장·차관에게만 보고 의무를 진다. 엄정한 분석 및 평가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과 계약을 맺고 전문지식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저명 학자들의 자문도 수시로 수용한다. 이 조직의 수장은 1973년 창설 시부터 2015년까지 42년간을 앤드류 마샬(1921. 9. 13~2019. 3. 26)이라는 1인이 맡았었다. 역대 국방부장관들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도 정권의 성향과 관계없이 그를 전적으로 신임했고, 미군의 군사력 건설을 전담할 수 있었다. 비근한 예로 QDR에 F-35가 100대 반영되어 있었다 해도, 조직분석국의 분석평가 결과에 따라 마샬 국장이 주장하면 사업자체도 취소할 수 있었다.

    우리 국방예산은 투자 성과 측정이 어렵다. 비교적 계산이 쉬운 경상유지비는 병력규모에 따라 그런대로 예산 책정과 개선효과를 가늠할 수 있지만, 방위력 개선비의 경우는 그 효과측정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제까지 해왔던 관성에 의해 각 군 일정비율로 할당하고 있다. 전력운영비는 계획예산관실에서, 방위력 개선비는 전력정책관실에서 할당하지만 그 사용결과에 대한 종합적 분석평가를 담당하는 부서는 없다. 국방이 지향하는 국방력의 최종상태 달성을 위해 어떻게 국방비가 사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총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가 없는 것이다. 한국형 Office of Net Assessment와 앤드류 마샬이 필요한 이유이다. 국방개혁이 완료시점에서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의 신설과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권위자 양성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국방개혁의 한계점들이 대다수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라. 계획도시 개념의 재창군 설계 착수

        

    앞에서 국방개혁의 한계들을 나열한 바 있지만, 국방개혁의 가장 큰 한계는 정말 이상적인 국방력을 설계하고 양성하는 게 아니라 ‘현존 전력의 조정’ 수준에서 개혁을 계획하고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전쟁 직전에 조선경비대의 창설 시기로부터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지상군 위주의 육성이 불가피했고, 한미 연합전력의 구성과 미군의 전개 소요시간 등을 고려해서도 지상군의 비중이 높아졌던게 사실이다. 더구나 GOP를 연한 선형 경계 및 방어 병력 배치의 작전개념도 변화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방개혁이라고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육군의 병력 및 부대 감축, 이를 보강하는 장비 현대화, 그리고 무기체계 위주의 해·공군 규모는 유지하면서 첨단 전력을 도입하는 수준이다. 국방개혁의 최종상태에 도달하는 청사진, 구체화된 이미지의 설정이 쉽지 않다. 수도 서울이 계획도시가 될 수 없기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형태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제라도 감량이나 특정부위 강화가 아니라 Zero-base에서 군의 재창설을 계획하고 그 설계도면에 따라 reshaping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검토과제 중 일부를 제시해본다.

     

    ① 상비병력 규모의 재조정: 2022년까지 50만으로 상비병력을 감축하더라도 인구감소 추이를 감안하면 그 수준 유지가 제한될 것이다. 40만, 또는 35만 까지 병력수급이 제한되는 경우를 고려한 상비병력 규모 판단이 필요하다. 또한 상비 병력의 각 군 비율과 규모 역시 냉정하게 산정해봐야 한다. 이에 더해 상비병력 규모의 축소에 따른 예비전력의 규모 설정 및 정예화 방안도 심층 깊게 검토되어야 한다.

     

    ② 모병제 전환 검토 : 과학기술의 발달, 군의 내부 구조적 혁신, 군 복무기간 단축, 대체복무제 도입, 그리고 사회변화로 인한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병역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출산율의 저하로 인한 병역자원의 감소로 인해 병력위주의 군이 아닌 첨단 기술집약형 군으로의 변화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 이미 도래했다. 모병제로의 전환은 시기의 문제일 뿐 조건이 갖춰지고 국민적 정서에 점진적 변화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③ 진정한 의미의 합동군제 도입: 1990년에 합참에 평시 작전통제권을 부여하는 합동군제가 도입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군제는 3군 병립제 요소가 강한, 부분적 합동군제로 볼 수 있다. 합참이 각 군의 작전사령부에 대해 작전통제권을 행사한다 해서 합동성이 제대로 발휘된다는 보장이 없다. 합동특전사를 비롯하여 합동전투부대를 증가시키고, 지휘 및 참모부의 합동 편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3군 사관학교의 통합 등 각 군의 손익판단에 따라서는 민감한 주제가 될 수 있다고 해도 이제는 검토과제에 포함시켜야 한다. 동시에 논의가 중단된 상부지휘구조의 개편 역시 검토대상이 되어야 한다. 고루한 특정군 독식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이 동시에 마련된다면 통합군에 가까운 합동군제 도입 역시 검토될 수 있다.

        

        

    4. 결론

     

    4개 정부에 걸쳐 기획되고 추진되어온 국방개혁은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점이다. 군 조직 역시 생물이어서 늘 변화되고 발전되어야 하지만 15년 넘게 부대해체 계획이 변경되고 병력감축 시기가 조정되며 전력화가 차질을 빚어 오면서 ‘개혁 피로증’이 가중되었다. 이제는 그간 여러 정부와 군 수뇌부들이 고민하며 추진해온 국방개혁의 산물과 결과를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더욱 강해진 국방의 면모를 과시한 이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투력 강화에 매진하도록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 이 기고문을 통해 국방개혁을 마무리하기 위한 검토사항들을 제시했고, 향후 추가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들 역시 상기해봤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방개혁의 완성을 위해 매진하는 담당자들이 출구전략을 수립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제언이 되길 희망한다.

    위원
    조상호
    외부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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