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A 정책연구

    국방개혁의 논리와 방법 : 군 구조를 중심으로
    저 자 강병철
    출 처 제1호
    발행 년도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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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방개혁의 본질과 방향

     

    1980년대 말을 기점으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냉전체제의 해체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역내 구도는 여전히 냉전적 사고가 지배하고 있다. 남북한 간 군사적 대치 상황은 본질상 변화가 없고, 이에 더하여 서태평양 일대에서 패권적 지도력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급속한 영향력 확대와 표면적으로는 북·중(北·中)의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일본의 해상 및 항공 자위대의 증강은 냉전기에 비해 더 심각한 안보 위험성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그뿐 아니라,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한일관계와 과거에 비해 소원해진 한미관계는 신뢰성 있는 동북아 안보기제로서의 한미일 3각 동맹을 약화시킬 수도 있어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확실히 지금의 국제정치 공간은 현실주의 국제정치이론이 주장하는 냉혹한 약육강식의 모습 그대로이다. 이 점에서 역내 상대적 약소국의 위치에 처해 있는 우리가 생존과 안전을 보장하고, 국가의 번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일차적 전제 조건으로서의 국방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이를 위한 중장기적 계획으로서 국방개혁의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국방개혁이란 무엇이며, 국가들은 왜 국방개혁을 추진하는가? 이는 앞으로 검토하게 될 국방개혁의 문제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논의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먼저, 개혁이란 어떤 조직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그 조직의 활동성과를 높이기 위해 활동의 전체 혹은 특정 분야에 대하여 의식적, 지속적, 포괄적으로 쇄신하고 변화시키는 행위나 노력을 의미한다.26) 여기서 주목해야 할 핵심 어구는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 활동성과의 제고, 그리고 의식적, 지속적, 포괄적 쇄신이다. 이러한 개념을 토대로 국방개혁을 조망하면, 막연하게 느껴지던 그 본질적 이유와 목적이 보다 선명하게 다가온다. 즉,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은 기존 또는 새롭게 대두되는 위협에 대한 충분한 대응능력의 확보를, ‘활동성과의 제고’는 국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국방역량의 향상을, 그리고 ‘의식적, 지속적, 포괄적 쇄신’은 가용한 자원을 투입한 집중적인 국방개혁의 추진을 의미한다. 결국 핵심은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승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을 구비하여야 하는가? 그것은 현재적(顯在的)이든 잠재적(潛在的)이든 예상되는 모든 위협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어능력’을 갖추고, 원하는 때에 적시성 있게 위협의 중심(重心)을 파괴할 수 있는 ‘공격능력’을 구비하며, 이러한 방어 및 공격 능력으로 인해 포괄적 차원에서 적의 침략에 대한 ‘억제역량’을 확보하는 것, 바로 그것이 군이 구비해야 할 능력의 요체이다. 이것이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진정한 목적이요, 본질이다. 바꿔 말하면, 이러한 본질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굳이 국방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지 않아도 되는 비본질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방개혁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국방개혁의 법제화가 이루어진 노무현 정부 이후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그리고 현재의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강한 추동력을 갖고 국방개혁을 추진하였다. 신정부가 국정의 원대한 틀을 새롭게 구상하고, 그 안에서 이전과 다른 국방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각 정부가 추진한 국방개혁의 핵심 과제들은 전체적으로 방향성에 있어서 차이를 나타냈고,27) 이로 인해 우리 군의 국방개혁이 연속성을 갖지 못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성찰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적어도 10년을 내다보아야 할 국방개혁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전체적인 개념과 추진방향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국방개혁의 추진방향과 관련하여 1차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국가의 안전 또는 안보이다. 국가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현실주의 국제정치이론에서 최우선적 가치는 국가의 생존이다. 물론 자유주의가 국제제도나 레짐을 통한 국가 간 협력을 주장하고, 구성주의(constructivism)가 실증주의 이론체계에서 배제된 정체성, 문화, 국제적 규범 등을 국가 간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국제정치 공간에서 현실주의가 강조하는 상대적 힘의 관계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 2018년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중 간 경제적·기술적·군사적 패권경쟁의 양상이 그러하고,28) 세계적인 탈냉전 이후에도 냉전적 속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체제의 안보환경이 그러하다. 여전히 우리는 현실주의의 틀 안에서 사고하고 행동한다. 따라서 국방개혁은 마땅히 이러한 현실주의적 세계관을 반영하여 계획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이는 ‘위협중심적’(threat-oriented) 사고 하에서 국방개혁의 방향이 설정되어야 하고, 그 속에서 국가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밖의 다른 것들은 어떠한 가치와 의미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면, 국방개혁의 본질은 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며, 국방개혁의 방향은 현재적, 잠재적 위협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라고 귀결된다.

     

     

    2. 국방개혁의 논리와 방법

     

    국방개혁의 방향이 이와 같이 정해졌다면 이를 설득력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논리와 방법은 무엇인가? 본고에서 강조하는 바는 ‘사회과학 방법론적 접근법’29)이다. 사회과학이란 인간 사회의 여러 현상을 과학적·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험과학을 일컫는다.30) 논의의 초점은 국방이 사회과학의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인데, 국방이 국가 간 관계의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고, 국가의 지도자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전쟁과 평화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회과학의 영역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없다. 더욱이 국방과 관련성을 갖는 정치학, 사회학, 행정학 등 오랜 전통을 갖는 학문 분야는 물론, 비교적 최근에 학문적 구성요건을 갖추고 국방에 관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안보학, 군사학 등이 모두 사회과학의 영역에 속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방 또한 사회과학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고는 국방에 관한 연구가 사회과학 방법론적 접근법을 통해 보다 과학적, 체계적으로 수행될 수 있고, 당연히 국방개혁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이 있는데, 그것은 국방에 관한 문제는 매우 심오하고 복잡한 것이어서 단순히 개별적인 사안의 총합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국방에 관한 단편적인 사실들을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그것을 꿸 수 있는 논리와 체계가 없다면, 그러한 지식으로는 결코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 이와 같은 기본적 인식 하에 본고는 기존 국방개혁의 접근방식과는 상이한 사회과학 방법론적 접근법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국방개혁의 문제를 과학적, 체계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지면의 제한 등으로 인해 사회과학 방법론의 모든 측면들이 국방개혁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므로, 방법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종속변수의 설정, 분석의 틀, 그리고 독립변수의 도출 등 3가지 측면에 대해서만 국방개혁과 연계하여 논의하기로 한다.

     

     

    가. 종속변수의 설정

     

    첫 번째 단계는 종속변수(dependent variable)를 정하는 일이다. 우리의 관심은 국방개혁의 문제에 있으므로, 큰 틀에서 보면 종속변수를 설정하기 위한 분야 또는 영역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사회과학 방법론적 접근을 위해서는 단순히 국방개혁이라고 말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값을 둘 이상 갖는 변수의 형태로 서술해야 한다. 이를 위한 1차적 아이디어는 ‘국방개혁의 성패’(成敗)로 변수화(化)를 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국방개혁의 성공 또는 실패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국방개혁의 성공과 실패는 각각 어떤 의미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은 국가가 왜 국방개혁을 추진하는가의 본질적 논의로부터 추론이 가능하다. 재론의 여지없이, 국가가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는 전투준비태세를 보장하기 위함이며,31)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국방역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능력’ 대신에 ‘역량’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능력이 주로 무기체계 등 물질 중심의 사고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반해, 역량은 무기체계 이외에 군사전략과 같은 비물질적 요소도 포함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상술하기로 한다.

     

    본고에서는 ‘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역량’을 축약하여 ‘결정적 국방역량’이라고 개념화 또는 조작화(operationalization) 하며, 이에 따라 국방개혁의 문제에서 종속변수는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라고 기술할 수 있다. 측정을 위한 요소로서 결정적 국방역량의 지표(index)로는 공격역량, 방어역량, 그리고 억제역량을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세 가지 형태의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국방개혁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당연히 평시 적성국가의 도발을 억제함은 물론, 전시 적의 도발을 방어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논쟁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것은 측정(measuring)의 어려움이다. 가령, 전쟁이 억제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고 할 때, 이러한 전쟁 억제가 국방개혁으로 인한 군의 억제역량 확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적이 우군을 공격하였을 때, 동맹관계에 있는 강대국과 연합하여 적을 패퇴시켰다면, 이 경우에도 이러한 성과가 국방개혁으로 인한 군의 역량 때문인지 아니면 동맹의 역량 때문이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는 어떤 억제 기제가 작동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고,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어떤 역량에 의해 승리를 쟁취하였는지 입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은 지금도 다양한 위협요소와 미래전 양상 등을 고려하여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워 게임(war game) 등 모의 전쟁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 전쟁수행 역량과 그로 인한 전쟁에서의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사한 맥락의 사례를 살펴보자. 인도의 국방개혁 추진방식을 보면 직전 전쟁에서의 교훈이 차후 개혁의 방향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32) 엄밀히 말하면 이에 대해서도 유사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즉, 직전 전쟁의 교훈이 차후 전쟁에서도 유효하게 적용되리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개혁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의 사례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성공적인 국방개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데, 이는 인도의 국방개혁 접근방식이 매우 유용한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전쟁 억제나 전승에 기여하는 바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논리적으로 추론된 전쟁수행 역량의 가치와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이에 관한 더 이상의 논의는 불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앞에서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근본적인 목적에 관하여 간략하게 언급한 바 있는데, 이와 관해서는 명확하게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주지하듯이, 국방개혁의 1차적인 목적은 전투준비태세를 보장하는 데 있다. 물론, 군의 전반적인 효율성 향상, 방위사업의 투명한 관리, 그리고 군의 합동성 및 연합성의 강화 등도 모두 국방개혁 추진 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이들 요소들은 엄밀히 말하면 국방개혁의 부차적 측면이다. 그 이유는 통상적인 국방업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개선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개혁이란 점진적인 개선으로는 불가능한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강력한 추동력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만일, 군대 안에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잘못된 관행들로 인해 군의 전투준비태세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할 때, 군이 이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국방개혁 차원에서 추진할 수도 있겠으나, 과연 이것이 국방개혁이 담아야 할 내용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아울러 군 운영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예산을 절감하는 문제, 방위사업 비리 등을 척결하여 제대로 된 무기체계가 전력화되도록 하는 일 등도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다. 결국 전투준비태세를 제외한 나머지 중점요소들도 나름대로의 유용성을 갖는다는 점은 분명하나, 국방개혁이 국가의 생존과 안위, 국방의 유지 및 달성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위에서 열거한 사안들은 대부분 부차적이라고 판단된다. 군이 현행 법규와 원칙, 규정과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신상필벌을 통해 기율(紀律)을 바로 세운다면, 상기 사안들은 통상의 국방업무 수행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 분석의 틀

     

    두 번째 단계는 분석의 틀(Framework for Analysis)을 정하는 것이다. 분석의 틀이란 한마디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종속변수를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쉽게 설명하면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볼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예컨대, 파란색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모두 파랗게 보일 것이고, 빨간색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모두 빨갛게 보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라는 종속변수를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가 논의의 핵심이다. 보통의 경우에는 무기체계 획득의 관점에서 ‘결정적 국방역량’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대체로 위협중심적(threat-oriented)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즉 위협의 근원이 되는 적국의 무기를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적대관계에 있는 두 국가 A와 B를 예로 들어보자. 만일 A국이 새로운 공세적 무기를 도입함에 따라 B국에 군사적 위협이 증대되었다면, B국은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대응 무기체계를 획득함으로써 위협을 감소시키려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결정적 국방역량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위혐만을 보고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실효성 있는 방식은 아니다. 이에 관해서는 뒤에서 논의하기로 한다.

    이와 대비되는 입장으로 능력중심적(capabilities-oriented) 관점이 존재한다. 이는 위협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어떠한 위협에도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대략 200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이러한 능력중심의 관점이 우리 군 내에도 크게 확산되어 있었다. 그러나 능력중심의 관점은 주로 미국과 같이 국가이익의 분포가 전 세계에 걸쳐 있어서 위협이 명확하게 식별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이라는 분명한 위협국이 존재하고, 그 영토 안에 있는 핵과 미사일이라는 위협요소가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능력중심의 관점은 적절치 않다. 후술하겠지만, 향후 일본 및 중국과 우리의 관계에서 하나의 갈등요소로 발전할 수 있는 독도 영유권, 이어도 관할권과 같은 요소도 ‘불명확한 위협’이 아니라 ‘잠재적인 위협’이므로, 위협중심의 관점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방재원 측면에서도 능력을 기반으로 할 경우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 수 있어 여러 모로 우리의 국방개혁에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관점이다. 그러나 본고는 위협중심의 관점이 완전히 타당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게 위협만을 고려하여 무기체계를 획득할 경우, 차후에 보다 큰 틀에서 수립되고 시행되는 국방 차원의 전략 등과 충돌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당장 도입한 방어 차원의 무기체계가 적합성 등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우, 전반적인 위협의 구조와 가용한 국방재원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국방개혁을 위한 분석의 틀은 기본적으로는 위협중심의 관점으로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다. 독립변수의 도출

     

    세 번째 단계는 독립변수(independent variable)를 정하는 것이다. 국방개혁의 문제에서 전체적인 분석의 틀은 위협중심의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할 수 있으나, 실제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는 반드시 적의 위협 요소에 대응한 무기체계의 획득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북한의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은 우리의 국방을 위해하는 가장 심각한 요소이므로, 국방개혁이 이러한 위협을 무력화하는 데 주안을 두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33) 그러나 실제 위협의 수준을 낮추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위협 자체만을 고려하여 방어용 무기를 획득하고자 한다면, 우선적인 방안은 미사일방어체계의 도입을 통한 방어능력의 강화가 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위협의 근원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여러 가지의 방안들이 검토될 수 있다. 우리의 국방개혁에 있어서 ‘군 구조’ 분야만을 생각해 보더라도 무기체계의 도입을 통한 ‘전력구조’의 개선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이와 관련되어 있는 부대구조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전체적인 지휘구조는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하는지, 그리고 방위사업과 관련하여 앞으로도 계속 외국의 무기를 완제품으로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획득할 것인지 등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은 매우 많다. 따라서 이러한 관련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독립변수를 도출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국방개혁의 문제에서는 일반 사회과학을 연구할 때와 비교하여 약간의 차이점이 존재한다. 사회과학 연구에서 독립변수는 종속변수와 어떤 상관관계 또는 인과관계를 갖고 있는가가 중요하므로, 독립변수는 관련된 기존의 이론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한다는 당위적 이유가 존재한다. 그러나 국방개혁의 문제에서는 변수 간 관계성의 규명보다는 오히려 규범적 또는 논리적 설명이 일관성 있게 제시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에서 종속변수와의 상관관계 또는 인과관계라는 관계성 측면에서 독립변수를 고려하는 것이 요구되었다면, 국방개혁의 문제에서는 종속변수와의 또 다른 관계성, 즉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를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투입해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 바로 그 분야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과연 우리가 어떤 분야를 중심으로 가용한 시간과 자원을 집중할 때, 우리 군이 결정적 국방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하겠다.

     

    적어도 국방개혁의 법제화가 확립된 노무현 정부 이래로 국방개혁의 중점은 군 구조, 국방운영, 병영문화, 방위사업 등 4개 분야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라는 국방개혁의 본질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군 구조’에 관해서만 살펴보고자 한다. 주지하듯이, 군 구조는 지휘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 병력구조 등으로 세분화되는데, 위에서 설명한 논리에 따르면 이러한 4개 분야의 혁신을 통해 결정적 국방역량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범주화는 매우 타당한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다만 혁신적 사고를 시작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분류를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먼저 지휘구조는 매우 방대하고 복잡하여 국방개혁의 내용과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 가령, 노태우 정부에서 강도 높게 추진했던 ‘818계획’이 얼마나 힘든 여정이었는지는 국방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상부 지휘구조는 군의 전투역량을 발휘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역대 정권에서 마련한 지휘구조 개혁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를 보더라도 동 사안이 갖는 이해관계의 복잡성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34) 따라서 지휘구조 개선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고려한 나머지 자칫 이러한 과정에만 매몰되어 군에 가용한 시간과 노력을 전부 소진해 버릴 경우, 국방개혁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결정적 국방역량 확보 및 그 밖의 주요 과업들에는 전혀 주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향후 지휘구조 개선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국방개혁과는 완전히 분리하여 별도의 프로젝트로 수행하는 것이 과업 수행에서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병력구조는 오늘날 기술의 전쟁 지배성이라는 측면과 우리나라가 이미 직면하고 있는 인구 절벽의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당연히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병력의 감축을 국방개혁의 큰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야 국방개혁이 성공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엄밀하게 말하면 병력구조 개선이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병력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이와 연계하여 현대전의 특성을 반영한 기술중심 또는 장비중심의 군사력 구조로 변모해 나갈 때, 비로소 병력 감축은 의미가 있다. 반면 부대구조와 전력구조는 군 구조의 핵심적인 세부 중점분야라 할 수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많은 국가들은 결국 부대구조와 전력구조의 혁신을 국방개혁의 거의 전부로 인식하고 있으며, 강대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농후하다.35) 이상의 논의를 토대로 이하에서는 부대구조와 전력구조의 주요 내용을 검토함으로써 진정한 국방개혁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3. 군 구조의 분야와 내용

     

    군 구조의 중점분야 중 전력구조와 부대구조의 혁신이 국방개혁의 최종적 목적, 즉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면, 전력구조와 부대구조의 혁신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무엇인가? 다시 말하면, 어떤 측면을 고려하여 혁신을 추진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 부분은 사실상 본 논문의 핵심이며, 우리의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체라고 판단된다. 여기서는 전력구조에서 5가지, 부대구조에서 4가지의 주요 영향요인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윤곽을 살펴보고, 다음 절에서 한국의 국방개혁을 위한 제언 차원에서 전력구조에 대하여 심층 검토하기로 한다.

     

     

    가. 전력구조

     

    첫째, 군사전략 개념의 정립이다. 일반적으로 군사력의 건설은 위협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통념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하다. 위협은 국방개혁을 조망하는 전반적인 ‘분석의 틀’(framework for analysis)이다. 환언하면, ‘위협중심적’(threat-oriented) 관점을 가지고 국방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력 건설은 위협이 아니라 군사전략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문제이다. 즉, 군사전략으로 인해 군사력 건설의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당연히 국방개혁의 초기 단계에서 군사전략의 개념을 정확히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개별 위협 요소에 대한 대응이다. 이는 국가안보에 해악을 끼치는 가장 치명적인 위협 요소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식별하고, 그에 대한 완벽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노력은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근본 목적이기도 하다. 가령, 우리의 국방개혁에서 가장 중심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위협 요소는 무엇인가? 재론의 여지도 없이, 북한의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신뢰성 있는 방어 및 공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국방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셋째, 국지적 분쟁양상에 대한 고려이다. 큰 틀에서 보면, 미래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또한 예측 가능하다고 해도 우리와 연관성이 깊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불확실한 전망을 토대로 국방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성을 갖게 될 국지적 분쟁양상은 사안이 다르다. 후술할 해양영토분쟁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겠다. 우리의 경우에는 북한 상황과 주변국 상황을 구분하여 각각 어떠한 국지적 분쟁양상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이에 부합한 군사력 요소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사이버 및 우주 역량의 강화이다. 최근 일본은 방위대강을 통해 ‘멀티 도메인’(multi-domain) 및 ‘크로스 도메인’(cross-domain)에 대한 준비가 매우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영역횡단 개념 및 실제 작전이행의 중심에는 사이버 및 우주 요소가 존재한다. 사이버 위협으로부터의 효과적인 방어 능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보유한 군사력이 무용화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고려는 필수적이다. 향후 우주로의 투사, 우주로부터의 투사, 우주를 통한 투사 등 우주를 매개 공간으로 하는 군사력의 투사가 일상화될 것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준비도 결코 게을리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적용한 무기체계의 획득이다.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에서 소위 군사강국이라고 불리는 주요 국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바로 자율무기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결합하여 로봇무기 등으로도 불리는 자율무기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심하고 행동하는 가공할 능력을 구비하게 될 것이므로, 앞으로 이전의 핵무기 등을 일컬었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첨단 지능형 무기를 전쟁에 어떻게 적용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전력구조 혁신에 반영되어야 한다.

     

     

    나. 부대구조

     

    첫째, 지상군 지휘계통의 단순화이다. 국가마다 지상군의 제대별 층위 구조는 다소간 차이가 있어 지휘계통의 단순화 양태를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대체로 혁신의 방향은 기존의 ‘군 사령부-군단-사단-연대-대대’ 등 5개 계층으로 구성된 지휘 단계를 ‘군 사령부-여단-대대’ 등 3개 계층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지휘결심의 신속성과 지상전력의 기동성 강화를 위한 것으로, 전장의 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조기에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목적이 전제된 것이다.

     

    둘째, 무기획득에 따른 부대구조의 개편이다. 국방역량의 향상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많은 혁신적인 무기체계가 요구되는데, 이러한 전력들이 효과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부대구조의 조정이나 신편 등이 필요한 것이다. 원자폭탄, 핵무기 등이 실효성 있는 전략무기로 인식되면서 전략사령부가 창설된 것이나, 잠수함 도입 후 잠수함사령부가 창설된 것, 그리고 육군 내 항공병과로 존재했던 공군이 항공기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독립 공군으로 창설된 것은 모두 같은 맥락이다. 무인전투기나 향후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자율무기 등도 전력화 이후에는 부대구조의 조정이나 신편을 수반하게 될 것이다.

     

    셋째, 국지적 분쟁양상에 대비한 부대구조의 신편이다.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앞으로도 한국은 일본 및 중국과 갈등의 요소를 공유할 수밖에 없다. 특히 독도 영유권이나 이어도 관할권을 둘러싼 해양영토분쟁 상황은 우리가 좋든 싫든 대비해야 할 분야이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해양영토 갈등의 상황에서 주변국을 상대로 보여주고 있는 강압적 행태를 보면, 향후 우리와의 해양영토분쟁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 당연히 우리 군은 이러한 갈등 상황을 고려한 부대구조로의 조정과 조직의 신편을 검토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이익을 고려한 부대구조의 편성이다. 군은 평시 적의 도발을 억제하고, 전시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본질적 임무를 수행하지만, 평시 국가이익을 수호하는 역할도 함께 부여받고 있다. 미래 안보환경을 전망해 볼 때, 원유 등 각종 전략물자의 안전한 수송을 위한 해상교통로 보호는 해군과 공군에 부여되는 중대한 임무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보호주의 회귀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한 해군력 및 공군력의 강화와 이를 위한 부대구조의 검토는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4. 한국군 국방개혁에 대한 함의

     

    지금까지는 일반론적인 관점에서 군 구조의 측면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 군이 결정적 국방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군 구조의 어떤 요소들을 고려하여야 하는가? 이 점은 국방개혁의 성패를 결정함은 물론, 향후 우리의 국방을 유지 및 달성하는 데 있어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는 개혁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전력구조의 다섯 가지 요소들을 심층 검토하고, 부대구조와 관련한 네 가지 요소들은 다음 기회에 논의하기로 한다.

     

     

    가. 군사전략

     

    국방개혁, 특히 전력구조 개선의 출발점은 군사전략이다. 주지하듯이, 군사전략이란 군사력의 건설(development), 운용(employment), 배비(deployment)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지만, 그 핵심은 군사력의 운용에 있다. 즉 군사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군사전략에 있어서 중심적 사고이다. 논의의 핵심은 어떤 군사전략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적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적성국가의 신형 탄도미사일이 새로운 위협으로 대두되었다고 할 때,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상대국은 적의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요격하는 작전개념을 세울 수도 있고, 발사 이전 선제공격을 통해 그 미사일을 지상에서 파괴하는 작전개념을 세울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은, 적의 위협요소에 대해 ‘무기획득’이라는 조치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논의를 좀 더 확장시켜 보자. 군사전략에는 공세성과 수세성 그리고 독자성과 연합성 등 4가지 속성이 있고, 이를 시간요소 및 공간요소와 함께 고려할 경우, 군사전략의 유형은 8가지가 도출될 수 있다.36) 만일 군이 전반적인 위협구조를 평가하여 선제공격 또는 ‘전쟁이전’37)과 같은 공세전략을 채택하였다면, 이를 신뢰성 있게 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군사력 요소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합리적인 행위자라면 마땅히 수행하여야 할 조치일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틀에서 논리적 순서는 어떠한가? 먼저 위협의 전반적인 구조를 평가하고, 그다음 최선의 군사전략을 채택한 후, 마지막으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무기를 획득한다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위협요소가 직접적으로 무기획득과 연계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단순히 적성국가의 위협만을 고려하여 전략적 고려 없이 대응 차원에서 무기획득을 추진한다면, 그 속에는 당연히 군사전략이 개입할 여지는 없으며, 차후 군은 임기응변식의 무기획득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러한 행태는 비과학적이고, 비체계적이며, 비계획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군사전략은 이처럼 전력구조 개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할 사안일 뿐만 아니라, 첫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이와 같이 중차대한 군사전략을 어떠한 논의 과정을 거쳐 채택할 것인가이다. 핵심은 최초 구상 단계부터 각계각층의 의견이 수렴되고,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집단에 의해 군사전략이 논의되고, 채택되는 것은 국방개혁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타당한 논의 과정을 거쳐 군이 특정 유형의 군사전략을 채택하였다면 그다음 단계는 당연히 그러한 전략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적의 군사력 요소를 확보하는 것이며, 이는 무기획득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무기획득은 위협에 따른 대응의 관점에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군이 채택한 군사전략 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신뢰성 있는 방책의 하나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방개혁의 전반적인 분석의 틀이 ‘위협중심적’이라 할 때, 이 전체적인 위협구조가 군사전략의 수립과 채택에 영향을 끼친다. 이후에 논의하게 될 개별적인 위협요소, 예를 들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고도화와 같은 요소 역시 사실은 군사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군사전략적 개념 하에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국제사회의 모든 국가들이 이러한 전략의 서계(hierarchy)에 따른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나라와 같이 중견국(middle power)의 위상을 갖는 국가들은 이 같은 합리적 사고과정을 거쳐 국방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이를 정리하면 국방개혁을 추진할 때, 특히 우리 군이 어떠한 전력구조를 갖출 것인가를 논의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문제는 위협구조와 동맹관계, 군사과학기술의 발전추세, 그리고 적아(敵我)의 지정학적(geo-political) 또는 지전략적(geo-strategic) 조건들을 모두 고려한 최선의 군사전략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채택하는 것이다. 이후 이러한 전략개념을 신뢰성 있게 구현할 수 있는 전력기획을 수행해 나갈 때, 비로소 군이 추구하는 전력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 국방개혁의 전 과정에서 이러한 군사전략의 선행성(先行性)을 유념해야 한다.

     

     

    나. 북한의 핵 위협

     

    전력구조 개선에 있어서 논의의 중심에는 당연히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안보를 위해하는 요소로 이보다 심각한 것은 없기 때문에, 우리 군이 국방개혁을 통해 신뢰성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대응 방식에 대한 이해이다. 전문가들조차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해법으로 먼저 미사일 방어능력의 강화를 주장한다. 과연 미사일 방어능력의 강화로 충분한 대응이 될 것인가? 미사일 방어체계를 잘 구비하면 북한이 우리를 향해 발사한 핵미사일로부터 우리의 안위를 보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불행하게도 그것은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먼저 우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운용개념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또한 어떤 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으므로, 결국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을 방어해야 한다는 것인데, 아무리 낙관적으로 보아도 이것은 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A라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요격성공률을 80%로 가정한다면, 실제 20% 정도의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의 영토에 북한의 핵미사일이 날아올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미사일 방어체계가 북핵 위협에 대한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겠지만, 그것으로 필요충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군의 신뢰성 있는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현재까지는 한미가 함께 발전시킨 북한 핵 및 미사일 대응개념이 가장 적실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2013년 한미는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면서 ‘4D’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미 언론에도 보도된 바와 같이, 4D란 미사일 대응을 위한 각 단계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각각의 단계는 탐지(Detection)-교란(Disruption)-파괴(Destruction)-방어(Defense)이다.

     

    4D 차원의 대응은 기존의 북핵 대응 개념에 비하면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미사일 방어체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대응 수단 및 방식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여기서 각각의 단계를 살펴보는 것은 군사전략 또는 작전개념과 연계된 전력기획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대략적인 윤곽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1단계 탐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비교적 근 실시간에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요격을 위해 미사일 발사 직후의 상황을 ‘탐지’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1단계에서 탐지를 하는 목적은 발사 이전에 공세적 군사행동을 통해 발사 자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감시할 수 있는 전술적·전략적 수준의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현재 우리 군은 이러한 능력의 상당 부분을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시간과 자원의 지속적인 투입이 요구되는 부분임에는 틀림없지만, 우리 군은 이와 관련한 독자적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좀 더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2, 3, 4단계와 관련해서는 가용한 군사 자산에 대해서만 살펴보면, 2단계 교란에서는 공중, 지상, 해상 및 수중에서 발사 가능한 각종 순항미사일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차단 또는 지연하는 유효한 전력으로 사용될 수 있고, 3단계 파괴에서는 공중에서 운용할 수 있는 각종 공대지 정밀유도무기와 지대지 탄도미사일 등이 유효한 전력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4단계 방어에서는 미사일 방어체계가 핵심적인 자산으로 운용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4D 개념에 근거하여 한 가지 의문사항을 제기할 수 있겠다. 그것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책에서 미사일 방어체계도 필요하겠지만,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되기 이전에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운용할 수 있는 정보수집자산과 공세 전력의 확보가 최우선적 과제가 아닌가라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이 군사전략 또는 작전개념이 전력기획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현재 한미가 수립하고 채택한 4D 차원의 대응개념은 매우 실질적인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우리 군이 이러한 개념을 여전히 유효하고 적실성 있는 것으로 수용한다면, 마땅히 핵미사일이 발사되기 이전에 발사 징후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구비해야 한다. 이러한 징후를 포착한 이후에는 공중, 지상, 해상 및 수중에서 발사 가능한 순항미사일로 교란을 달성할 수 있도록 관련 전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아울러, 공대지 유도무기와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체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영토와 영해를 향해 날아오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서는 공중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미사일 방어능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켜야 한다. 이 모든 조치와 자산들은 북한의 핵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사항으로, 국방개혁의 최우선적 과제로 달성되어야 한다. 정리하면, 국방개혁에서 제1의 과제는 북한의 핵 위협을 무력화하는 것이며,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 미래 분쟁양상

     

    주지하듯이, 국방개혁은 싸워서 이기는 군대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과업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두 가지 관점이 제기될 수 있다. 그 하나는 어떠한 군사적 충돌 상황이 예상되는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상황에서 어떤 군사력이 유용한가의 문제이다. 전술하였듯이, 전반적인 미래전 양상을 고려하여 국방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이유는 국방개혁이 지나치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될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도중에 변화를 일으킬 만한 요소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와 관련된 국지적 분쟁양상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범주에 속한다. 이를 북한 상황과 주변국 상황으로 구분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북한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떤 대응개념을 갖고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이 우리에 대하여 군사도발을 자행한 횟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한다는 우리의 선언은 대부분 수사적으로 끝이 났고, 실제 상응하는 조치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군사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선언을 실제로 이행하는 의지의 문제라고 판단된다. 대치하고 있는 두 국가 사이에 억제가 유지될 수 있는 기제는 ‘거부적 억제’와 ‘보복적 억제’ 등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순수하게 군사 차원에서만 본다면, 우리가 북한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억제 기제는 보복적 억제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즉각적인 보복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구비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북한은 우리에 대해 함부로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낮은 수준의 군사적 도발과 이에 대한 대응이 하나의 불씨가 되어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상당한 수준의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이것을 감수할 수 있는가? 그것이 관건이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우리의 군사대비태세가 완비되어 있다고 해도, 여전히 주도권은 북한이 쥐게 되는 것이고 언제든 북한에 의한 도발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음은 주변국 상황이다. 가까운 미래에 한일, 한중 관계에서 갈등의 발화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해양영토주권의 문제일 것이다. 당연히 ‘독도 영유권’과 ‘이어도 관할권’ 문제가 논의의 핵심이다.38) 지난해 초 작전수행 중이던 우리의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초계기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과 7월 이후 일본의 대한(對韓) 경제 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은 양국 관계를 1965년 관계정상화 이후 가장 악화된 수준에까지 이르도록 하였고, 지난해 말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까지 개입하는 복잡한 양상이 노정된 바 있다. 해양영토분쟁에 국한해서 보더라도 여전히 양국 간 관계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문제는 일본 내 우익의 지원을 받는 일본 지도부가 끊임없이 독도에 대한 주권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말 발표된 일본 방위대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실질적인 경항공모함에 해당하는 ‘이즈모’ 및 이 함정에 탑재 가능한 45대의 F-35B 항공기 확보 계획이 포함되어 있어 자위대 증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39) 막강한 정보감시정찰능력과 중국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는 해상자위대, F-35B를 필두로 하는 항공력, 그리고 우주 능력까지 갖춘 일본의 종합적인 군사력은 우리의 안보에 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일본은 중국과의 해양영토분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상륙기동단’을 창설하였다고 하지만, 이는 독도에 대한 기습적인 상륙작전을 가능케 하는 전력으로 우리에게도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반면, 현재 이어도 관할권 문제는 수면 아래에 머물고 있어 당장 시급한 사안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중국의 해군력이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물리적 손상을 가하고 관할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할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국제사회의 모든 국가들에 있어 제1의 목적은 생존이며, 특히 영토주권은 그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지하듯이, 일본과 중국은 영토에 관한 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남다른 야욕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일본은 임진왜란과 태평양전쟁 시기에 우리의 영토를 강점하고 유린한 전례가 있고,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벌이는 해양영토분쟁을 통해 영토주권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의 중국은 해양 문제에 더욱 강하게 몰입하고 있어 해양영토주권과 관련하여 외교적 협상이나 양보는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40) 현재 동북아 역내에서 한중일 3국 사이에 해양영토와 관련한 잠재적 갈등은 미국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해군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일동맹이 엄존하기 때문에 센카구/댜오위다오 해양영토 갈등이 현재 잠시 봉합되어 있는 것이다.41)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와 같은 결속력은 아니더라도 한미동맹이 여전히 한반도의 안정을 지키고 있으므로, 일본이나 중국이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미동맹의 성격은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는 더 이상 한미동맹이 우리의 해양영토주권을 보호하는 기제로 사용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때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우리는 ‘독도 영유권’과 ‘이어도 관할권’을 둘러싼 해양영토분쟁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해양영토분쟁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군의 대비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먼저 해군력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한 정보감시정찰능력과 지속작전능력의 구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독도와 이어도는 한반도의 내륙에서 상당히 이격되어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주변국의 사전 기도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와 관련, 해상에서 24시간 365일 무중단 정보감시정찰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의 보유가 요구된다. 이러한 무인기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심하여 필요시 타격할 수 있는 자율무기의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면, 해양영토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유용한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작전능력은 공군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이다. 현재 독도 상황에 대해서는 동부지역과 중부지역에 위치한 공군의 전투기들이 유사시 긴급 발진하여 대응하고 있으나, 원거리를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분쟁해역 인근에서 실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물론 공군에 이미 공중급유기가 전력화되어 지속작전의 측면에서 여건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상황 변화가 우리에게 충분한 지속작전능력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이즈모 경함공모함에 탑재되어 분쟁 해역 인근에서 출격하는 일본의 F-35B 항공기 운영 상황을 가정하면, 지속작전능력 측면에서 결코 일본과 견줄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면, 우리 군은 예상 가능한 주변국과의 해양영토분쟁 상황을 진지하게 고려하면서 이에 상응하는 전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라. 사이버 및 우주 능력

     

    기존의 공중, 지상, 해상에서 운용되는 물리력뿐만 아니라, 사이버 및 우주 분야에서도 주변국과 우리의 격차는 매우 크다. 사이버능력은 북한이나 중국에 뒤처져 있고, 우주능력은 일본과 중국에 현격하게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능력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42) 2016년 12월 6일 우리 군에서 발생한 국방망 해킹 사고는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방망이 적에 의해 뚫리면서 군사비밀을 포함한 군사정보가 다수 유출된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43) 전문가들에 의하면 적이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사이버 해킹을 시도할 경우, 이를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 군은 국방개혁을 통해 이러한 사이버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 이유는 적에 의한 사이버 해킹이 발생할 경우, 이로 인한 우리의 국방역량 훼손이 너무나 심대하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18일 CNN은 미 국방부가 매티스 국방장관이 서명한 새로운 사이버 전략에서 예방적 선제 사이버 공격을 허용하였다고 밝혔다.44) ‘선제 방어’(defend forward)라고 규정한 이러한 선제 사이버 공격은 미국이 사이버 대응에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 군도 사이버 대응은 물론,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공세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이버능력을 구비해 나가야 한다.

     

    우주 분야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의 우주개발 활동은 「중국 우주활동 백서」와 「중국 우주과학기술 로드맵 2050」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주개발의 선언적 정책 기조인 과학적 발전, 평화적 발전, 개방적 발전 등과는 달리, 중국에서 우주는 다분히 국방우주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주지하듯이, 중국은 2015년 대대적인 중국군 개편을 통해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전략지원부대 등 5개 군종 체계를 완성하였는데, 이때 창설된 전략지원부대는 군사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든 위성 운용 및 위성을 활용한 정보업무까지 수행하는 실질적인 우주군으로 이해해도 지나치지 않다.45) 2050년까지 우주에 사용 가능한 무인 스텔스기 및 우주왕복선을 개발하고 레이저·전파 등으로 적을 공격하는 신병기를 만들 계획이다. 바야흐로 중국은 군사굴기를 넘어 우주굴기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46)

        

        

    < 중국의 주요 우주 프로그램 >

    명칭

    연도

    위성

    분야

    특징

    베이더우

    09-20

    35

    위성항법

    09년부터 15년까지 23대 위성 발사

    18년까지 독자적 위성항법체계 구축

    펑원

    04-16

    7

    기상

    중국의 2세대, 태양동기궤도(FY-3),

    정지궤도(FY-4)

    하이양

    10-11

    2

    지구관측

    해양 기상 및 관측 위성

    CLEP

    07-20

    3

    과학

    3단계(궤도 선회, 착륙, 귀환)가 포함된

    중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

    선저우

    11-1-

    4

    유인 우주비행

    선저우 8호는 무인 우주비행,

    선저우 9호, 10호, 11호는 유인 우주비행

    텐궁

    11-24

    2

    유인 우주비행

    선저우 우주선에 연결된 도킹 스테이션

    CBERS-4

    14

    1

    지구관측

    중국-브라질이 협력하여 개발한 광학관측위성

    잉훠

    50

    미정

    과학

    3단계(궤도 선회, 착륙, 귀환)가 포함된

    중국의 화성 탐사 프로그램

    CBERS-4B

    16

    1

    지구관측

    중국-브라질이 협력하여 개발한 EO위성

    우주정거장

    23

    3

    유인 우주비행

    궤도에서 조립할 60톤의 우주 정거장

    출처: 「국가 우주력 및 우주선진국 동향」(대전: 공군본부, 2017), p. 153.

        

        

    일본은 우주를 방위의 주요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우주정책은 정보수집 및 일본 주변 해·공역에 대한 경계/감시 기능 강화, 우주공간의 군사적 이용 등에 적극적 노력을 표방하고 있고, 2008년 채택된 우주기본법은 군사 목적으로 우주를 이용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2015년 채택된 新 우주기본계획에도 안전보장 강화가 주요 기조 가운데 하나로 명시되어 있다.47) 지난해 11월 한일 간 미국을 매개로 한 안보협력 장치라 할 수 있는 GSOMIA 종료 여부를 놓고 한국, 미국, 일본 사이에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었고, 국내적으로는 국론이 크게 나누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었다. 일본은 지구상의 특정 지점을 1일 1회 이상 촬영하기 위해 광학위성 2기, 레이더위성 2기를 개발하여 2013년 4월부터 4기 체제를 확립하였으며, 현재 광학위성 3기, 레이더위성 3기 등 총 6기의 정보수집위성을 운영 중이다.48)

        

        

    < 일본 정찰위성 운영 상황 및 개발비용 >

    위성명칭

    발사연도

    주임무

    개발비(억 엔)

    비고

    광학위성 1호기

    03. 3

    군사정보수집

    (주간)

    -

    설계 수명 종료

    광학위성 2호기

    06. 9

    -

    광학위성 3호기

    09. 11

    490

    운용 중

    광학위성 4호기

    11. 9

    347

    광학위성 5호기

    15. 3

    288

    광학위성 6호기

    16. 예정

    미정

    계획 중(4호기 후계기)

    레이더위성 3호기

    11. 12

    군사정보수집

    (야간, 악천후)

    398

    운용 중

    레이더위성 4호기

    13. 1

    243

    레이더위성 예비기

    15. 3

    288

    레이더위성 5호기

    16. 예정

    미정

    계획 중

    ※ 출처 : 『국가 우주력 및 우주선진국 동향』(대전: 공군본부, 2017), p. 207

        

    방위 차원의 우주 이용과 관련하여 일본의 계획은 서서히, 그러나 매우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5월 9일 일본의 항공자위대는 첫 우주 전문부대인 ‘우주작전대’를 창설한다고 공개하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노 방위성 장관은 우주작전대는 도쿄도(都) 소재 후추 기지에서 20명 규모로 발족할 것이며, 우선적으로 일본의 인공위성을 ‘우주 쓰레기’로부터 보호하는 감시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우주작전대가 우주 공간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활동을 하며, 우주는 사이버, 전자파와 함께 중요한 새로운 영역이라는 점도 강조하였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18년 방위계획대강에서 밝힌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우주작전대의 창설은 우주 영역에서 일본의 우위를 조기에 확보한다는 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향후 부대의 임무 및 규모와 관련해서는 본격적으로 우주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2023년까지 인원을 12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49) 이를 종합하면, 향후 항공자위대는 임무 및 역할 면에서 ‘항공우주자위대’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우주 역량은 어떠한가? 현재 국방부문에서 우리의 우주 개발 및 활용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혹자는 우리의 국가적 역량이 아직 국방우주 분야의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정도는 아니라며 회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각은 적절치 않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우리의 원전기술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우리나라가 의식주(衣食住)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볼 수 없었던 1970년대에 이미 원전 개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 우리의 모든 여건은 국방우주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도 남을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그와 같은 비전과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사이버 및 우주 분야의 역량 강화는 추구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향후 평시 및 전시의 국방태세와 군사운용, 전쟁수행 방식이 기존의 관행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 큰 오산이다. 앞으로는 사이버 분야에서 완벽한 방어능력의 구비 없이는 보유한 군사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우주를 기반으로 한 정보감시정찰, 우주를 통한 전력의 투사, 나아가 전 우주에 대한 우세(superiority)를 확보하지 못하는 군은 전쟁을 수행할 수조차 없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이 도래하는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통적 무기체계와 고전적 전법만으로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군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과제는 명확하다. 국방개혁을 통해 사이버 및 우주 능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키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국방을 견고하게 달성할 수 있는 첩경이다.

     

     

    마. 무인기 및 자율무기

     

    기술은 국가 산업의 전 영역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군사 영역에 특화된 기술은 전쟁의 한계를 확장시키는 것은 물론,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인자로 간주되어왔다. 이런 관점에서 향후 군사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지배적인 전쟁의 도구로 운용될 수 있는 무기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 하나는 무인기이고 다른 하나는 자율무기이다. 먼저 무인기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오늘날 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무인기를 ‘게임 체인저’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걸프전 이래로 크고 작은 전쟁에서 무인기를 활용한 완벽한 정보감시정찰 능력과 가공할 타격 역량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3일 미국은 군사용 무인기, 즉 드론(MQ-9)을 사용하여 이란 혁명수비군의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 사령관을 사살하였다.50) 무인기에 대한 높은 평가는 단순히 적대국가의 사령관을 사살했다는 데에 있지 않다. 바로 수천 마일 이격된 곳에서도 조종이 가능한 무인기의 무궁무진한 역량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쟁에서 무인기의 운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인명 손실에 대한 위험부담 없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미 현대전은 공방(攻防) 간에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단시일 내 전쟁을 종결시키는 클린 워(clean war)의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다. 더욱이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심각한 인구절벽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인명 손실 가능성이 존재하는 작전수행은 여러 면에서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치 및 군사 지도자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치열하게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무인기 부문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2012-13년 항공모함에서 차세대 무인기인 X-47B 스텔스 무인전투항공기시스템(UCAS)의 자율화 실험에 성공한 바 있고, 미 공군은 「Air Force UAS Flight Plan 2009-2047」에서 기존의 무인기는 전천후 모듈화 된 차세대 무인기로 대체될 것이며, 2047년이 되면 전투용 드론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51) 미 국방부도 무인전투체계를 전투작전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간주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1년 기준으로 무인기 보유에 있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 8월 상하이 조약 기구(SCO) 회원국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공격용 무인기의 실사격 시범을 수행함으로써 장차 무인기 부문에서의 중국의 굴기 가능성을 과시하였다. 또한 2013년 11월 최초로 Lijian(Sharp Sword, 利劍)으로 불린 스텔스 무인기 시험비행에 성공하였고, 정찰·공대지 공격·항공모함 이착륙 능력을 구비함으로써 미국의 X-47B에 대한 대항마로 평가되고 있다.52) 이제 무인기는 군사강국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쟁에 대비하는 나라라면 모두가 예외 없이 무인기에 관심을 쏟아야만 하는 상황이 도래하였다. 우리 군도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진짜 혁신을 해야 한다. 실전에서 효용성을 발휘하며 적에 전율을 안겨줄 수 있는 공격용 무인기, 24시간 365일 접경지역으로부터 적의 종심까지를 완벽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정찰용 무인기를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소위 군사강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자율무기에 대해서도 연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다가올 미래에 공중과 해상, 지상에서 스스로 확인하고 분석하고 결심하는 자율무기가 실전에서 운용되고 기존의 유인 전투체계와 성공적으로 혼합 작전을 수행하는 실질적인 계획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이행해 나가야 한다.

     

    다음은 자율무기이다.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데, 조만간 이는 자율무기라는 형태로 구체화되어 전장에서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자율무기에 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자율무기는 인간의 통제와 관련지어 다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인간이 ‘장치 안’에 있는가, ‘장치 위’에 있는가, 그리고 ‘장치 밖’에 있는가에 따른 구분이 그것이다. 인간이 장치 안에 있는 경우, 인간은 개별 목표 대상 또는 특정 대상 집단에 대한 결정을 한다. 인간이 장치 위에 있는 경우, 인간은 무기체계가 대상을 선택하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 거부하거나 중단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장치 밖에 있는 경우, 인간은 무기체계의 작동에 대해 간섭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세 가지의 유형 가운데 마지막 범주에 속하는 자율무기를 규제할 수 있는 국제적인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53) 전술하였듯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적인 군사강국들은 예외 없이 자율무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무기체계의 자율성 증가를 인정하는, 2013년부터 2038년까지의 ‘무인시스템통합로드맵’(Unmanned Systems Integrated Roadmap for 2013~2038)과 자율무기를 인간이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미래에 대한 ‘국방부 지침’(Department of Defense Directives)을 발간한 바 있다. 이 지침에는 “자율무기와 반 자율무기체계들은 지휘관들과 운영자들이 무기 사용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인간 판단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문제는 ‘적절한’의 의미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이다. 만약 자율적 로봇들이 인간보다 목표 대상을 잘 선정하고 임무 수행을 잘 하게 된다면, 미 국방부는 인간이 무기체계의 ‘장치 밖’에 있게 되는 것을 합리화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54)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자율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우리의 주변국으로부터 야기되는 현재적, 잠재적 위협이 모두 첨예하고 우리의 국방에 치명적 수준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쟁의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율무기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우리 군은 전 세계적인 추세에 뒤처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요구되는 자원을 투입하여야 한다. 인류가 걸어온 전쟁의 역사로부터 우리가 마땅히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그 우위를 전쟁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국가는 반드시 상대를 패퇴시켰다는 것이다.

     

     

    5. 결언

     

    본고는 국방개혁의 문제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논리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느냐는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글은 국방개혁을 사회과학 방법론적 관점으로 검토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 더 체계적으로 이 문제를 들여다보려면 국방개혁의 논리와 방법이 있어야 하고, 이는 명확한 종속변수, 분석의 틀, 독립변수 등 방법론적 관점을 통해 매우 유용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국방개혁을 통해 우리가 달성하려는 것, 즉 종속변수는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이며, 이는 신뢰성 있는 방어역량과 공격역량, 억제역량으로 귀결된다.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전체적인 관점은 ‘위협중심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분야는 군 구조인데, 그 가운데 전력구조와 부대구조가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성공적인 국방개혁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9가지의 쟁점을 일반론적 차원에서 설명하였고, 이를 한국군 국방개혁에 적용하여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것으로 평가되는 다섯 가지 쟁점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특히 국방개혁의 전 과정에서 군사전략의 선행성 문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신뢰성 있는 대응역량의 확보, 해양영토분쟁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 주변국에 비해 크게 열위에 있는 사이버 및 우주 역량의 강화, 그리고 향후 게임 체인저로 역할을 수행하게 될 무인기와 자율무기의 발전 등은 우리 군이 특별한 관심을 갖고 가용한 재원을 집중해야 할 핵심 분야이다. 국방개혁은 우리의 안위를 보장하기 위해 우리 군이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따라서 그 중점은 마땅히 국방을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유지·달성하는 데 두어야 하며, 그것은 ‘결정적 국방역량’의 확보에 있다는 점을 재삼 강조한다.

     

     

    26) 한용섭, 「국방정책론」 (서울: 박영사, 2013), p. 399.

    27) 홍규덕, “국방개혁 추진, 이대로 좋은가? 논의 활성화를 위한 제언,” 「전략연구」 (통권 제68호, 2016), pp. 101-104.

    28) 기술적 패권경쟁의 핵심은 다음 문헌을 참조. 이민자, “중국제조 2025와 미중 기술패권 경쟁,” 「현대중국연구」 (제20집 4호, 2019)

    29) 본 논문에서 강조하는 바는 국방개혁 추진에 있어서의 ‘논리성’이며, 종속변수의 조작화, 분석의 틀, 독립변수의 도출이 핵심이다.

    30) 「두산백과」의 정의임.

    31) 박휘락, “정보화시대 국방개혁에 관한 연구,”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박사학위논문(2007), p. 21.

    32) 손한별, “인도의 국방개혁: 전문성과 합동성 추구의 역사,” 「군사」 (제111호, 2019), pp. 228-242.

    33) 박휘락, “한국의 국방개혁 1.0 평가: 북핵 위협과 대응을 중심으로,” 「국가정책연구」 (제32권 제3호, 2018); 박휘락, “핵위협시대의 국방개혁 기본방향,” 「한반도선진화재단 기타 단행본」, 2017.

    34) 홍규덕, “국방개혁 추진, 이대로 좋은가? 논의 활성화를 위한 제언,” p. 103;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3년 11월 3중 전회에서 대대적인 군사개혁방안을 발표하였는데, 자신의 군권 장악과 군내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군사 지휘구조를 신속히 개편한 바 있다. 김태성·이상현,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한국의 전략적 대응방향: 한국의 안보정책방향과 군사대응전략을 중심으로,“ 「한국동북아논총」 (제23권 3호, 2018), pp.94-95.

    35) 윤지원, “러시아 국방개혁의 구조적 특성과 지속성에 대한 고찰: 푸틴 4기 재집권과 국가안보전략을 중심으로,” 「세계지역연구논총」 (36집 3호, 2018); 방준영·양정학, “중일 국방개혁 현황과 한국에의 함의,” 「전략연구」 (통권 제75호, 2018).

    36) 강병철, 「한국의 국방: 군사전략, 동맹구조, 그리고 국방개혁」 (서울: 바른북스, 2020), pp. 132-141.

    37) ‘전쟁이전’이란 전쟁 발발 직후 조기에 ‘전쟁을 적의 영토로 이전’(transfer of war into enemy territory)하는 것을 뜻함. 적의 영토에서 전쟁을 수행하면서 점령지나 노획물 등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1960-70년대 전략종심이 극히 짧았던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대하여 구사한 전략개념임. Ibid., p. 135.

    38) 이에 관해서는 다음 문헌을 참조. 강병철, 「한국의 국방: 군사전략, 동맹구조, 그리고 국방개혁」, pp. 312-344.

    39) 「조선일보」 (검색일: 2020년 4월 26일),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9/2018121901987.html

    40) 이동율, “중국의 해양영유권 분쟁에 대한 전략과 요인: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분쟁을 중심으로,” 「중소분쟁」 (제39권 제1호, 2015), pp. 65-68.

    41) 장성호,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에서 중국의 분쟁 대응방식과 함의,” 「한국동북아논총」 (제73권, 2014), pp. 14-15.

    42) 홍규덕, “한국의 국방개혁 과제 2030,” 「신아세아」 (26권 3호, 2019), pp. 214-216.

    43) 「IT WORLD」, http://www.itworld.co.kr/news/102451 (검색일: 2020년 4월 20일).

    44) 「msn 뉴스」, https://www.msn.com/ko-kr/news/world (검색일: 2020년 4월 20일).

    45) 전략지원부대는 정보, 기술정찰, 전자전, 인터넷 공격 및 방어, 심리전 등 5개 영역을 담당하는데, 전략정보와 정찰감시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사이버 공간은 물론 우주 공간까지 활동영역이 확장되었다. 김태성·이상현,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한국의 전략적 대응방향,” pp. 95-96.

    46) 「국가 우주력 및 우주선진국 동향」 (대전: 공군본부, 2017), pp. 146-183.

    47) Ibid., pp. 188-191.

    48) Ibid., pp. 188-223.

    49)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00509021000073 (검색일: 2020년 5월 10일).

    50) 「동아일보」,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104/99081142/1 (검색일: 2020년 4월 20일).

    51) 송승종·길병옥, “국제 무인기 시장 동향,” 「한국방위산업학회지」 (제22권 제4호, 2015), p. 56.

    52) Ibid., pp. 58-59.

    53) Michael T. Snarr & D. Neil Snarr, 김계동 등 5인 역, 「세계화와 글로벌 이슈」 (서울: 명인문화사, 2018), p. 42.

    54) Ibid., p 43.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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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김태성·이상현.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한국의 전략적 대응방향: 한국의 안보정책방향과 군사전략대응을 중심으로.” 한국동북아논총 제23권 3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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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원
    강병철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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